분명히 그대는
밤의 마천루(摩天樓)에서
혹은 잿빛 무덤에서
해에게 몸을 던져 온 견우화(牽牛花)

얽어매었던 생각들은 지고 말았고
끝도 없는 반란에 지쳐버린 고단한 사람들에게
긴 여정으로 왔으니

발동하는 꽃잎으로 세상에 뿌려주는
화로수를 그대가 가져 왔으니
깊은 잠에 빠져버린 이들과
잠시만 세뇌되어 주오

한 계절 무사히 보내놓고
만만하게 마주선 세상 앞에서
그대가 곧 발표할 꽃의 원론
사람들은 온통 호외(號外)의 아침을 맞을 것이오


*만데빌라 : 꽃잎이 부드럽고 얇은 융같은 이 꽃은 천사의 나팔소리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 이른 아침에 인사하듯 피어있는 만데빌라는 보는 이로 하여금 기분 좋은 시작을 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정소란(시인)

정 소 란
한산도에서 출생하여
월간 조선문학으로 등단,
현재 죽림에서 꽃집을 하며
시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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