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맘 시작한지도 벌써 10년째입니다.

 거제시 연초면 송정마을
김 경 희
 
처음엔 몇 마리로 시작해서 동네를 다니다 보면 자꾸 눈에 밟히는 불쌍한 고양이들은 늘어났고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도 늘어갔습니다. 
  더러는 그러더군요. 자기만족 아니냐? 길냥이들한테 밥을 주는 것에 대해 말입니다.
  그런 면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요.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길냥이들에게 기를 쓰고 밥을 주는 이유는 그저 굶주린 배를 안고 밥을 주는 그 시간만 되면 그 장소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길냥이들을 도저히 머릿속에서 떨쳐낼 수가 없어서입니다.
  저는 평범한 시민입니다. 그러나 마음까지 가난한 사람이 되지는 않으려고 노력하며 사는 시민입니다.
  제가 길냥이들을 알게 되고 그 애들에게 눈과 마음을 돌리면서 저는 늘 마음이 불편합니다. 물론 밥을 주며 그 애들이 밥을 먹으며 앙냥냥 소리를 내는 걸 보는 순간엔 아~ 하루를 더 살겠구나. 요 녀석들이 하며 한없이 행복한 시간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나마 주는 밥도 제 형편이나 상황이 허락되는 동안일 테고 그 애들의 평생을 보장할 수 있는 힘이 제겐 없지요.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연장시키려고 여행은커녕 몸이 아파도, 춥고 눈비가 와도, 이 애들이 배고픈 것이 더 마음이 쓰여 기를 쓰고 밥을 준 시간이 어느새 10년이 훌쩍 넘었네요.
  제가 10년 동안 동네 여기저기서 밥을 주면서 도심에서 사는 아이들이 수없이 죽고 사라지고 하는 동안, 그래도 산에 있던 아이들은 보통의 길냥이의 수명보단 훨씬 오래 살아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차가 없고, 해치는 사람들이나 민원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적어서겠지요.
그 애들은 먹이만 누군가가 챙겨주면 원래의 수명인 25년은 아니라고 해도 길냥이의 평균 수명 1년보다는 훨씬 오래 살 수 있을 겁니다.
오늘도 캣맘은 하루 일과를 길냥이 밥챙기는것 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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