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식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정한식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 계단에 앉으면 등 뒤에는 화려한 전광판이 움직인다. 세계의 유명 기업광고가 그곳을 화려하게 물들인다. 미국을 방문한 세계인들은 이 곳에서 미국을 바라본다. 그 전광판에는 우리나라 기업광고가 진행되고 있다. 전광판 화면이 바뀌면서 또 나타나는 우리나라의 다른 기업의 광고도 보면서 조금은 으쓱하여지는 자신을 느끼는 것은 비단 나뿐이겠는가? 한참을 그곳을 지키다가 몇 블록을 지나서 한인 타운에 다다랐다. 한글 간판이 즐비한 거리이다. 그곳에서 조그마한 숯불갈비 집 2층에서 돼지 갈비와 우리나라 소주와 맥주로 소맥을 만들어서 원 샷을 외쳤다. 연기가 자욱한 그곳에서 거나하게 술 취한 몸을 이끌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뉴욕의 지하철을 탔다.

인도네시아의 오지(奧地)에서 만난 여행 가이드는 우리에게 ‘강남스타일’ 노래를 불러주면서 아느냐고 물었다. 같이 흥겹게 말 춤을 추면서 파안대소하였다. 우리나라의 방탄소년단(BTS)은 빌보드 차트 1위 그리고 200만 장을 상회하는 음반 판매 등의 세계적인 흥행 몰이를 하고 있다. 봉 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지난 2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영화 상까지 4관왕의 수상을 하였다. 101년의 한국 영화 역사에서 세계 최고의 성적을 거둔 것이다. 우리는 경제적인 선진국에다 문화 선진국까지를 이룩하는 세계 역사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성과를 냈다. 세계가 흥분하면서 그 뉴스를 오늘도 전파하고 있다.

36년간의 일제 강점기를 지나고 남북전쟁까지를 겪은 1950년의 우리나라는 생존을 위한 먹을 것이 부족한 최빈국으로 원조를 받는 나라였다. 이제 선진국의 반열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 그리고 세계 어디를 가나 대한민국의 사람이란 것이 자랑스러운 나라로 변화하였다. 우리의 부모세대는 참고 견디면서, 전장(戰場)에서 목숨을 잃기도 하고, 돈 벌러 독일에 광부며 간호사로 파견되기도 하였다. 굶주림을 참고 자식을 강인하게 만들고 혹독하게 공부시켰다. 그 결과 우리는 지금 마이카 시대를 맞이하였고, 음식이 부족하기 보다는 몸매 관리를 위하여 다이어트를 원하는 시대로 변화하였다.

101년 전, 1919년 3월 1일에 우리의 부모님들은 대한민국 독립을 외치면서 피 흘리고 고문당하여 오늘의 우리가 존재하고 있다. 그분들이 없었으면 오늘의 우리가 있을 수 있을까? 한국영화 101년 만에 영화 ‘기생충’으로 문화 예술에서 세계를 제패하였다. 앞으로 101년 후의 우리 대한민국은 참으로 멋지고 행복하고 강한 대한민국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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