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삼·임재민 농부의 용감한 도전

장사를 하던 젊은이와 조선소에서 일하던 젊은이가
딸기 하우스에서 만났다.
밀어주고 끌어주며 딸기꽃을 피우는 두 청년의 농사 도전기!

임재민(아래,38) 박명삼(위, 37) 씨는 하우스를 지척에 둔 이웃 농부다. 

임재민(38) 박명삼(37) 씨는 하우스를 지척에 둔 이웃 농부다. 한 살 형인 재민 씨는 올해 첫 수확을 하는 초보 딸기농사꾼이고 명삼 씨는 4년차에 접어드는 중견(?) 농부다.

각각 직장과 가게를 운영하던 두 청년은 어느 날 갑자기 딸기농사에 도전했다.

29일 도산면 원산리 딸기하우스에서 만난 두 청년 농부는 용감한 도전사를 끝없이 풀어놓았다.

재민 씨는 용남면 원평에서 자랐지만 딸기농사에 도전하기 전까지 농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삶을 살았었다.

“어머니께서 하시던 식당을 함께 운영했었어요. 그 식당은 지금도 어머니께서 운영하시죠. 어머니 건강을 생각하니, 내가 독립을 해야 어머니도 그만두고 싶을 때 맘 편히 그만두실 수 있겠더라구요.”

재민 씨는 처음엔 그 동안의 경험을 살려 독립된 장사를 할까 고민했었다.

그러나 통영지역 경기를 생각하니 도저히 답이 안 나오더라는 것.

“식재료를 대주는 거래처 얘기도 듣고 어떤 업종이 괜찮은지 시장조사도 해보고 나름대로 이것저것 알아보고 노력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통영에서는 힘들 것 같았어요. 그렇다고 다른 지역으로 가려니 자금이 부족하고…, 잘 된다는 보장도 없구요.”

딸기농사를 생각하게 된 것은 처가를 통해서였다.
 

임재민씨와 박명삼씨가 하우스에 열린 딸기를 둘러보고 있다. 

“처갓집이 도산면이에요. 도산면에 딸기 하우스가 들어서면서 주변 어른들 얘기를 들어보고 결심을 굳혔죠.”

재민 씨는 농사가 이렇게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직업인 줄 꿈에도 몰랐다고 말한다. 25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 4동 시설비에 2억 이상의 자금이 투입됐으니 농사를 망칠 수는 없었다. 모든 것이 조심스러운 초보 농사꾼에게는 물어보고 공부하는 것만이 유일한 답이었다.

“실패하지 않으려면 공부해야죠. 딸기 농사는 정답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하우스마다 습기 온도 해 드는 시간 등 모든 것이 다르니 자기 하우스에 맞는 노하우를 빨리 습득하는 게 관건이지요.”

재민 씨의 딸기 농사는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모종을 사서 심는 것, 여름에 잎이 나고 10월에 꽃이 피는 것, 수분과정을 거쳐 11월 첫 딸기가 대롱대롱 달리게 되는 모든 것이 재민 씨에겐 처음 겪는 일이었다.

“딸기 잎 색깔이 조금 짙으면 양액을 너무 많이 줬나 싶고 옅으면 병이 걸렸나 싶고…. 매 순간이 조마조마했죠.”

이럴 때 재민 씨의 든든한 버팀목이 한해 후배 명삼 씨였다. 올해 딸기농사 4년차에 들어서는 명삼 씨가 일러주는 한마디 한마디는 금과옥조였다.
재민 씨와 명삼 씨는 와이프가 친구여서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저도 처음엔 재민이 형님처럼 하우스 4동으로 시작했어요. 지금은 조금씩 키워 9동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명삼 씨 역시 조선소 보안팀에서 근무했었다. 조선경기가 어려워지자, 명삼 씨는 딸기 농사를 짓겠다는 용감한 결정을 했다.
  
재민 씨와 명삼 씨의 하루는 오전 6시에 시작된다. 눈 뜨자마자 작물들이 숨을 쉴 수 있도록 하우스를 환기시키고, 생육상태를 관찰한다. 하우스를 한 바퀴 돌며 양분과 수분을 관리해준 후 수확과  포장작업에 매달리다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

비닐하우스 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하우스에서 멀리 떠나기도 마음 쓰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민 씨와 명삼 씨는 농사 예찬론자가 됐다. 

“사람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적어서 장사할 때보다 너무 행복합니다. 첫 꽃이 피었을 때, 그 꽃에서 딸기가 열렸을 때 그 희열은…. 너무너무 기뻤죠.”
 
재민 씨는 올해 3천만 원 가량의 순수익을 올렸다. 첫 해 성적치고는 준수한 편이라고 자평한다. 그러나 첫 번째와 두 번째 꽃에서 수분을 실패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한다.
 
“첫 꽃대(화방)와 두 번째 꽃대에서 실수로 딸기가 많이 열리지 않았어요. 하나 배운 셈이죠. 다행이 세 번째 이후는 잘 됐어요. 올해 경험해봤으니 내년엔 더 자신 있습니다.”

재민 씨는 “앞으로 10여 동까지 하우스를 늘려나갈 생각”이라며 “다양한 변수와 환경에 대해 계속 공부하고 또 수익이 나는 대로 설비 투자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삼 씨는 “농업도 한 분야의 사업이고 창업이라고 생각한다.”며 “관련 분야에 대한 공부도 꾸준히 하고, 다양한 루트를 통해 다른 농업인들과 관련 정보도 교환하는 등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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