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페어 참가와 통영에 그림 소개, 내 취향이 일이 되었다”

갤러리미작 유영이 대표
갤러리미작 유영이 대표

“미술품 컬렉터와 애호가 뿐만 아니라, 미술에 관심을 가진 통영시민 모두에게 열린 공간입니다. 그냥 편하게 그림을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지난 2018년 연말 북신동에 문을 열고 미술애호가들의 발길을 이끌던 ‘갤러리 미작’(대표 유영이)은 최근 봉평오거리(도남로 90)에 확장 이전을 했다.

확장이전 첫 전시로 김재신 작가의 ‘바다, 그 빛을 조각하다’전이 내달 16일까지 이어진다. 이전 오픈식을 가진 지난 20일에는 유영이 대표의 지인, 미술품 컬렉터, 미술계 인사, 시의원까지 30여명이 참석해 축하를 전했다.

유영이(58세) 대표의 갤러리 미작은 지난 4년여 동안 통영에서 끊임없이 25회의 기획전 및 초대전을 운영했으며, 통영 바깥 활동으로 대형 아트페어에 10여회 참가했다. 따로 보조인력 없이 유 대표 혼자서 갤러리를 운영하며 통영 안팎으로 그야말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달려온 지난 4년이다.

갤러리의 사업 또는 활동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좋은 작가의 작품을 통영시민들이 볼 수 있도록 전시하는 것, 그리고 하나는 아트페어에 참가해 미술시장의 일원이되며 갤러리 보유 작품과 미술 컬렉터가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다.

유 대표는 “처음부터 갤러리 미작은 아트페어 참가를 주요 목표로 시작했다. 아직은 통영 지역에서 미술시장은 충분히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국내 여러 아트페어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고 한다.

2019 경남아트페어 첫 참가부터 갤러리 미작 부스의 작품들이 큰 호응을 얻었고, 현장에서 광주아트페어 관계자와 연결되기도 하며 좋은 출발을 했다.

유 대표는 “시작부터 좋은 작가들과 연계되어 있었고 부스도 그렇고, 아트페어 처음부터 잘 풀린 편이다. 뒤이어 부산아트페어에서도 반응이 좋았고 네트워크가 이어져 지난해에는 부산화랑협회에 가입하기도 했다”며 “대형 아트페어 참가는 일종의 벽이 있다. 국내 대표적인 아트페어 서울KIAF 참가는 최소 5년의 화랑 경력이 필요한데, 소규모 행사까지 모두 참가하는 건 전략적으로 좋은 결정이 아니라고 봤다”고 한다.

이어서 “어느 아트페어에 참가할 것인가, 부스를 어떻게 꾸밀 것인가, 어느 작품을 어떻게 걸 것인가, 모두 선택이고 판단이 필요하다. 갤러리의 지속성을 위해서다”라며 “작품을 컬렉터에게 파는 것 뿐만이 아니라, 갤러리의 이미지를 파는 것이기도 하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위해 아트페어 부스 구성도 최대한 많은 작품을 거는 쪽 보다도, 갤러리에 작품을 거는 방식으로 컨셉을 잡았다”고 아트페어 참가와 갤러리 운영에 대한 고민을 말했다.

갤러리 미작 운영의 또 다른 축은 통영 안팎 훌륭한 작가의 작품들을 통영 지역사회에 소개하고, 시민들의 미술작품 접근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지난 4년간 갤러리 미작은 김광훈, 김보라, 김재신, 박미진, 박은주, 박초월, 송승호, 양문기, 윤정, 조강남, 조솔, 최나리, 탁노 등의 작가 초대전과 특별전, 단체전을 열었다. 조대용 장인 ‘달빛스미다’, 박재성 장인 ‘통영명품-나전칠기’ 전시까지 통영의 전통공예 장인들의 전시회도 개최했다.

갤러리 미작의 전시는 회화 뿐 아니라 평면조형작업, 조소와 조각, 전통공예까지 미술의 다양한 장르를 포괄했다.

유 대표는 지역사회에서 갤러리의 역할과 관련해 “좀더 다양한 스타일의 작가들과 미술작품을 선보이고 싶었다”면서도 “갤러리도 아트페어도 내가 미술을 좋아하다보니 내 취향이 일이 된 셈인데, 무엇보다도 내가 먼저 작품에 꽃혀야지 남한테도 소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진 작가보다는 어느 정도 자기 스타일이 정립된 작가들 위주로 초대전을 기획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함께해주신 작가님들 덕분에 오늘의 갤러리 미작이 있는 것 같다. 그분들의 작품들을 아트페어에 소개하고, 통영시민들에게 소개하는 일이 몸은 힘들 때가 있어도 마음은 늘 기쁘고 즐겁다”면서 전시 작가들과 작품에 대해 자부심과 애정을 나타냈다.

한편 유영이 대표는 최근 통영에 활성화되고 있는 미술작품 카페 전시에 대해 “환영할만한 일, 좋은 현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미술업계에 일하고 민간 갤러리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는 의외라는 생각도 얼핏 들지만, 그림을 즐기는 이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넓은 시각에서라면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다.

유 대표는 “그림이 더 많은 곳에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걸리는 일인데 . 시민들이 더 다양한 경로로 그림을 자꾸 접하도록 하는 기회가 늘어나는 건 미술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도 고마운 일이 아니겠나”라고 한다.

그는 “어떻게든 미술작품을 보는 경험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고 스스로가 예술을 원하게 된다. 경제적인 숫자로 환산되지 않는 풍요감을 주는 것, 그것이 예술의 중요한 가치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전시회나 미술관, 갤러리에 가기 위해 미술에 대해 상식과 지식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할 필요 없다는 이야기다. 그저 이유는 호기심부터라도 좋으니, 일단 그림을 보고 보다가 좋아지고 그림을 즐기는 것부터가 먼저라는 말이다.

유영이 대표는 “좀 더 작품 전시를 잘 하려고, 그리고 미술을 좋아하시거나 관심 있는 분들이 더 찾아오시기 쉽게 하려고 공간이 넓고 접근성이 좋은 곳으로 이전해서 열었다”며, “제가 소개하고 추천하는 작품에 시민 여러분의 눈길이 한번이라도 더 간다면 그것만으로도 기쁘다”면서 갤러리 미작의 문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갤러리미작 확장이전 오픈 첫날
갤러리미작 확장이전 오픈 첫날
아트페어 참가
아트페어 참가
아트페어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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