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베 미유키

미야베 미유키의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책을 주문했다. 미야베 미유키는 일본 추리소설 작가로서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우리나라에서 영화로도 만들어진 ‘화차’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인내상자’, ‘유괴’, ‘도피’, ‘십육야 해골’, ‘무덤까지’, ‘음모’, ‘저울’, ‘스나무라 간척지’ 8편은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한 무서우면서도 섬세한 짧은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7월에 출간되었지만, 일본에서는 1996년에 발표된 책이라고 한다.

‘인내상자’ 에도의 전통 과자점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당주는 불길 속에서 의문의 상자를 꺼내 지키려다 목숨을 잃는다. 과자점을 이어받은 외손녀에게 가보로 전해진 그 상자에 숨은 비밀은 무엇일까. 말할 수 없는 비밀에 얽힌 미야베 미유키의 미니 픽션 시리즈이다.

‘유괴’에서는 자신을 키워주었던 하녀에게 가고 싶은 마음에 다다미 장인에게 유괴를 부탁하는 부잣집 도련님의 이야기, 십육야 해골, 무덤까지, 음모, 저울까지 이야기에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비밀에 관한 이야기가 숨어있다. 비밀, 속마음, 에도 시대의 미스터리한 이야기지만 휴머니즘이 담겨있다. ‘스나무라 간척지’에서는 집안 사정상 스나무라 간척지 지주의 하녀로 들어가게 된 오하루의 이야기인데, 어느 날 오하루는 심부름을 다녀오던 중 엄마의 이름을 아는 이치타로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엄마와 이치타로는 어떤 관계인지 궁금하지만 끝까지 비밀을 지킨다. 이치타로는 오하루에게 엄마를 잘 지켜주라고 당부한다. 여운이 남는 이야기였고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던 작품이다.

여름이 되면 스릴러 영화를 찾아본다. 오래전 전설의 고향 시리즈도 여름에는 유독 무서운 이야기가 방송되곤 했다. 아주 오싹하고 무서운 이야기를 찾는다면 조금은 순한 맛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미야베 미유키 특유의 서늘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얼른 책을 손에 들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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