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수 前 해양과학대 교수

자료: Greenpeace<br>
자료: Greenpeace

해양환경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들어 미세플라스틱과 함께 해양쓰레기가 생태계를 위협하는 주요 원인으로 떠올랐다. 해양의 특성상 쓰레기의 위치 파악과 수거가 어렵고, 페트병이나 수산 양식에 사용되는 스티로폼은 해양에서 초기에 수거되지 않을 경우, 작은 조각으로 파편화되어 수십만 개의 작은 오염원으로 그 세력을 키워나간다. 유엔환경계획의 자료에 따르면 연간 10만 마리 이상의 해양 포유류, 바다거북, 상어 그리고 100만 마리 이상의 바닷새가 해양쓰레기로 인해 폐사하거나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고 한다. 폐그물에 어류가 갇혀 폐사하게 되는 유령어업(Ghost fishing)의 경제적 피해는 연간 어획량의 10%에 이른다. 선박 운항 중에 부유물의 추진기 감김으로 인한 안전사고도 전체의 약 10%를 점하고 있다.

해양쓰레기가 모여서 생기는 쓰레기 섬의 총량은 태평양 상에서 7만 9,000톤 정도이고 우리나라의 해양쓰레기 연간 발생량은 14만 5,000톤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해양쓰레기 발생량의 막대한 규모를 가름할 수 있다. 발생된 해양쓰레기를 초기에 수거하려고 해도 위치파악이 쉽지않다.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무분별한 쓰레기 해상투기는 지속되고 있다. 바다에 투척하는 쓰레기는 물속에 잠겨 보이지않으니 거리낌없이 버리고는 잊어버리기 일쑤이다. 육상에서 보이지 않을 뿐, 해저는 거대한 쓰레기하치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는 물고기가 온전할 리 없고, 그 물고기를 잡아먹는 인간이 무사할 리 없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해양쓰레기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해 국가 차원의 대응을 하고 있고 전담 조직인 ‘해양폐기물 관리센터’가 2011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 선도적이어서 해양쓰레기 탐지와 수거에 필요한 기술과 장비를 확보하고 있지만, 전 해양적으로 활용되기에는 제약이 있다. 최근에는 민간 차원의 많은 활동이 가시화되어,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이 민간기업과 협력해 관할 해역의 해양쓰레기를 직접 수거한 사례도 있다. 범국가적으로 또한 시민단체가 앞장서서 해양쓰레기 절감에 나서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개인과 수산업 종사자가 이에 동참하지않으면 허사가 되고 만다. 버린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버리지않는 것이 우선이다. 육상의 쓰레기 처리문제도 심각하지만 눈에 보이니 처리의 당위성을 쉽게 공감한다. 해저의 쓰레기를 직접 볼 수 있다면 무차별적으로 버리지는 못할 것이다. 담배의 경우, 담뱃갑의 경고그림이나 문구가 금연 또는 흡연량 감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해양쓰레기 문제에서도 이 방법을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해안가나 선착장에 해양쓰레기의 현황과 피해상황을 나타내는 표지판이나 모니터를 설치하는 것이다. 되도록 끔직하고 살벌한 모습과 수치를 보여주면 해양쓰레기 무단투척 감소에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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