쳐다볼 수 없는 곳에 숨어 핀
곧은 대궁은 우월한
자존심도 가려주는 잎맥 사이로
얼비치며 멀어진 손길
뿌리 속 황토까지 토련하던
정답던 눈매
울렁거리던 가슴도 멀어졌다
따라가던 길마다 한 알씩 놓아두던
까맣게 여문 씨앗
흙의 본령本領대로 부유해진
꽃이 너다
향은 긴 날을 보내고
맑게 지고 마는 가련한 꽃잎
이른 장마도 돌아가고
한 낮 바람도 가려 부는 영토에서
벌 나비만 데려 노는
너는 고전古典에서 피고 진다
* 접시꽃 : 단오 즈음에 핀다고 하여 단오금이라고 하며, 촉규화(蜀葵花)·덕두화·접중화·촉규·촉계화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원산지는 중국이며 우리나라 어디든 자생한다. 역사가 오래된 꽃으로 꽃말은 풍요이다.
정소란(시인)
통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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