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이 푸른 땅만 찾아
번져오는 길에
향이 있어 남겨준다면
어디든 뿌려서 머물러 주오
임이여, 기다려만 준다면
흩날리는 말을 모아
잔별 얹은 고운 화문석花紋席
빈 하늘에 펼쳐
고단한 등을 누일텐데
시詩를 엮어 지으신 푸른 별채에
바람처럼 흐르고 싶지만
가기만 하여도 터져버릴 심장 두개
거친 바다에서 솟구칠 불기둥이 되고 마는
비통은 등불도 꺼진 길을 내달리는 밤
등을 돌려 앉아도 기척이 선명한
푸른 가슴으로 걸어오는 임
돌아와도 품지 못하는
서러운 섬광이여
* 제주별수국 : 제주도의 “법정사” 라는 절 근처에서 발견되어 법정수국이라고 하지만, “제주별수국”이나 “별수국”으로 부르는 것이 더 정감 있는 이 수국은 작아도 겹꽃이며, 월동에 강하다.
정소란(시인)
통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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