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 노래지게 바라본 꽃 속에
먼저 들어가 있어요
나는 만화경萬華鏡처럼
낯선 곳도 기울여 다 볼 수 있어요

보고도 못 본 척 지나치다가
절정의 꽃잎이 벌어질 때
꽃 벌보다 빠르게 숨어 들테니

누구를 매료시킬지
긴 밤 오래도록 생각도 말고
어디든 무성하게 피어만 있어요

연두초록 샛노랗게 익어가는 한 때
뿌리까지 배어들게 기억하는 위장술로
봄이 완전한 날
난만한 유채 속에 서 있을 당신

오늘까지 보았던 눈빛을 잊지 말도록
향유 뿌린 손으로
봄볕에 나른해진 눈을
가만히 감겨 주어요


* 유채꽃 : 1962년부터 유료작물(油料作物)로서 본격적으로 재배하며 종자로 번식한다. 기름은 종자에 들어 있는데, 식용유로서 콩기름 다음으로 많이 소비하며, 추위강하며 기름채취는 물론이고 요즘은 미관을 위해 조성하는 경우가 많다. 꽃말은 쾌활이다.

정소란(시인)

정소란 시인 (1970년 통영출생)
-2003년 월간 ‘조선문학’ 등단
-2019년 시집 (달을 품다) 출간
현재 시인의꽃집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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