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피(樺皮)는 간곡한 속살을 피어내네
기다려줄 때 까지 피어난 지금이
가장 멀리서 시작된 그리움이지

부르면 멀어지는 그대에게
날아올라도 되겠는지
꽃눈 감아버린 도장지(徒長枝) 끊어내던 분노는
지금쯤 사그라들었는가

오를수록 굵어지는 둥치가
거칠게 버티던
기다리는 힘이 시작되는 그 곳까지
나는 언제쯤 닿을 수 있을까

상상만으로 전하는 말에
손짓하던 가지 끝부터
벌써 낙화가 시작 되네
온전히 내려와서 맞이하는
미열에 익은 몸으로 날리는 열정

이기(利己)로 외면당한 말 하지 않은 진실이
이렇게 간결한 말들로 흩어지니
함부로 불신했던 일에 그대
분노는 사그라들었는가


* 벚꽃 : 경판으로 사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벚나무는 팔만대장경의 60%이상이다. 질 때 꽃잎이 하나씩 흩어져 날리는 모습이 상춘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생장속도가 빨라 전국 곳곳에 십리벚꽃길, 벚꽃터널 등의 이름으로 벚꽃길이 조성되어 장관을 이루며 정신의 아름다움, 순결등의 꽃말을 가지고 있다.

정소란(시인)

정소란 시인 (1970년 통영출생)
-2003년 월간 ‘조선문학’ 등단
-2019년 시집 (달을 품다) 출간
현재 시인의꽃집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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