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있는 단상/초대시선-왁스플라워
꽃이 있는 단상/초대시선-왁스플라워
  • 통영신문
  • 승인 2021.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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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매화
찬바람에 숨이 차는 날에는 온통
윤이 나는 향을 바르고
바람이 모르는 곳에서
노랗고 따뜻한 잔별을 만든다

둥지를 만들어 올 어미를 기다리다가
철따라 갈 줄을 몰랐던 어린 새
그때부터 길을 잃었을 새는
동지를 보내고 낮이 많아질 때 쯤
몇 밤을 날아갈 날개를 준비하다가
잦아든 솔매화 숲

부디 의연하여라
차가운 날이 가고 나면
너의 날개가 준비한 하늘이 올 테니
네가 별처럼 꿈 꾸다가
먼 하늘 날아갈 이야기를 속살거려 주겠니

나는 매화보다 진했을 홍화(紅花)
빈 등 보여주던 어미에게
절명의 깃을 접는 너의 입속에
흐르는 감로수가 되고 있으니.


* 왁스플라워 : 작고 앙증맞은 꽃잎이 마치 왁스 코팅의 질감을 가졌다하여 납화(蠟花)라고도 한다. 흰색, 분홍, 주황, 살구빛 등의 꽃색을 가지고 있으며, 줄기를 비비면 아로마향이 난다. 에센셜 오일을 추출하기도 하는 이 꽃은 솔매 또는 솔매화라고도 하며, 꽃집에서는 가격이 높은 꽃 중의 하나이다.

정소란(시인)

정소란 시인 (1970년 통영출생)
-2003년 월간 ‘조선문학’ 등단
-2019년 시집 (달을 품다) 출간
현재 시인의꽃집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