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슈메이의 한국살이

미슈메이 중국 출신 통영시민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안녕하십니까! 며칠 후면 제 생일입니다. 이 날은 제가 이 세상에 온 날입니다. 생명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엄마가 되기 전에 생일을 보낼 때는 그냥 제가 태어난 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양한 음식을 먹고 국수도 먹었습니다. 그리고 생일 선물도 받았습니다. 그 날의 추억은 행복했습니다.

엄마가 된 후에 10개월 동안 고생하고 3일 내내 배가 많이 아프고 나서야 출산의 고통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경험은 평생 잊을 수 없습니다. 그 후 매년 생일을 맞을 때 어머니가 나 때문에 고생했던 모습을 떠올립니다. 어머니와 아버지께 안부를 전합니다. 부모님 사랑은 하늘보다 은혜가 더 높고 바다보다도 깊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가슴은 바다와 같습니다. 우리는 바다의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성장을 합니다.

아버지는 내가 자라는 과정에서 자립(自立), 자강(自强), 자존(自尊), 자신감(自信)을 심어 주셨습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아버지는 저를 격려해 주고 어머니는 저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저와 함께 가는 또 하나의 인생은 기구(坎坷)했습니다. 엄마, 아빠께서는 세월이 흘러가면서 검은 머리가 점점 백발로 변하셨습니다. 변하지 않은 것은 우리에게 영원히 주시는 사랑입니다. 보답도 바라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니 불쌍한 세상 부모님의 마음입니다(可怜天下父母心).

중국에서 ‘물방울과 같은 은혜를 솟아나오는 샘물로 보답해야 한다(滴水之恩,当涌泉相报)’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면 부모님 은혜는 어떻게 갚을 수 있을까?

이 세상에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 가장 존경할 사람, 가장 감사할 사람, 그게 바로 부모님입니다. 부모님이 있으면 가족도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저는 먼 한국에 살고 있어서 드리는 것 없기 때문에 너무 미안합니다.

매년 고향에 갈 때는 저는 엄마, 아빠의 얼굴을 볼 용기가 없습니다. 제가 이번에 가면 영원히 떠날까봐 걱정됩니다. 그제서야 엄마, 아빠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 내 마음은 눈물이 되어 흘러 내립니다. 양육의 은혜를 우리가 언제 갚을 수 있을까?

사랑하는 엄마, 아빠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재밌게 사세요! 이건 제 소원입니다.

2020년 12월 13일
큰딸 미슈메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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