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건설위원장에 재차 당선된 민주당 김용안 의원.
기획총무위원장에 당선된 민주당 배윤주 의원.
의회운영위원장에 당선된 민주당 정광호 의원.

민주당, 김용안(산건위).배윤주(기총위).정광호(운영위) 싹쓸이
통합당, 개인적 욕심에 소수 민주당에 완패...시민들도 외면

통영시의회가 손쾌환 의장과 배도수 부의장 선출에 이어 26일 13명 의원의 상임위 배정과 상임위원장 및 간사 선출로 이틀간의 의장단 선거를 마쳤다.

이날 상임위원장 선거 결과 ▲기획총무위(배윤주 위원장, 이승민 간사) ▲산업건설위(김용안 위원장, 김혜경 간사) ▲의회운영위(정광호 위원장, 김혜경 간사) 등 3개 상임위 위원장과 간사를 모두 민주당 의원들이 싹쓸이 했다.

소속 상임위 배정은 기획총무위(6명) ▲배윤주(민.위원장) ▲이승민(민.간사) ▲강혜원(통) ▲김미옥(통) ▲유정철(통) ▲이이옥(통) 등 6명 중 4명이 통합당 의원이다.

산업건설위(6명)는 ▲김용안(민.위원장) ▲김혜경(민.간사) ▲정광호(민) ▲문성덕(통) ▲배도수(통) ▲전병일(통) 등 양당이 3명씩 포함됐다.

의회운영위는 의장을 포함한 의회사무국 감사권 외 별다른 안건 심의가 없는 상임위로 정광호(민.위원장), 김혜경(민.간사), 배윤주(민), 이승민(민), 배도수(통) 등 5명으로 구성됐다.

손쾌환(통) 의장은 상임위 소속 없이 본회의 사회와 의회사무 전반을 관장한다.

이틀간 진행된 의장단 선거 과정은 야합과 배신으로 얼룩진 한 편의 저급한 영화를 보여주는 듯 했다. 의원들은 자신을 선출해 준 시민들의 기대와 바램은 헌신짝처럼 버렸다. 대신 왜 지방의원과 지방정치가 개혁되어야 하는 지 그 이유를 온 몸으로 증명해보였다.

남은 임기 2년 후면 지방선거다. 각 정당의 대대적인 물갈이 공천과 시민들의 손으로 현역 지방의원 대부분을 교체하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으로 남았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이 된 의장단 선거과정>

통영시의회 8대 후반기 임기 2년의 의장단 선거는 그동안 보여줬던 야합과 배신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갔다. 예상을 깨는 깜짝쇼와 페이크 행동으로 마치 한국인들만 이해하는 한국식 느와르 영화 범죄와의 전쟁(부제, 나쁜 놈들 전성시대) 한 편을 이틀간 보여주는 듯 했다.

이번 의장단 구성은 의원 13명 중 5명으로 소수인 민주당이 결과적으로 완벽한 성과를 거두었다.

의장단 구성이 완료된 후 일부 의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애초 민주당은 전반기 연대했던 통합당 강혜원 현 의장과 손잡고 부의장 및 상임위원장을 미끼로 이이옥, 전병일 의원을 끌어들여 8명을 만들었다.

그러나 강혜원 현 의장의 유임과 이이옥 부의장, 전병일 상임위원장 구도가 시민들의 여론이 악화되자, 민주당은 통합당 ‘손쾌환 의장-배도수 부의장’ 체제로 몰래 말을 갈아탔다.

강혜원, 이이옥, 전병일 의원은 본회의장 투표 결과가 3:10으로 나오고서야 민주당이 약속을 깬 사실에 울분을 토했다.

25일 의장과 부의장 선거를 앞두고 본회의장에서 지지연설에 목소리를 높였던 강혜원 현 의장은 뒤집힌 결과에 충격을 받아 이튿날 상임위원장 선거에 불출석 했다.

26일 상임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전날 밤부터 난리가 벌어졌고, 당일 아침부터 의회는 고성과 소란으로 얼룩졌다. 정회를 거듭하며 겨우 원구성은 마쳤다.

통합당 의원들은 손쾌환 의장과 배도수 부의장이 같은 당 동료의원들과 상의 없이 민주당에 상임위원장 3석을 모두 넘겨주기로 밀약한데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전반기 기획총무위원장을 지낸 김미옥 의원은 전격 기획총무위원장에 출마했다. 균형 있는 의정활동과 시정 견제를 내세웠지만 득표는 소용없었다. 이 과정에서 믿었던 통합당 동료의원 2명의 표가 교묘히 무효표로 나와 더 큰 실망감만 안았다.

이이옥, 전병일 두 의원은 선거 종료까지 손 의장에게 사사건건 막말로 항의했다. 손 의장이 상임위원장 전부를 넘기는 것에 더해 거부하는 운영위원에 일방적으로 지명당한 이이옥 의원은 손 의장이 머문 방으로 찾아가 거칠게 항의했다. 결국 배도수 부의장이 운영위원에 대신 배정됐다.

의장단 구성이 끝난 후 통합당 일부 의원들은 다수 의원을 갖고도 완패한 원인을 정리했다. 완패의 첫 이유로 강혜원 현 의장의 과욕을 꼽았다. 후반기 의장을 내려놓고 통합당 다른 의원을 의장으로 내세웠다면 하는 아쉬움을 밝혔다.

또 손쾌환 의장 당선자가 기획총무위나 산업건설위 중 1개 상임위는 통합당에 돌렸다면 무난한 원 구성으로, 시민들에게 체면은 세웠을 것으로 분석했다.

손쾌환 의장은 “지난 2번의 의장 선거에서 같은 당 동료의원들로부터 이번과 같은 배신을 당해왔다”라며 “이번 결과도 아쉽지만 원인은 당의 입장을 버리고 독자행동에 나선 일부 의원들로부터 시작됐다”고 말했다.

결국 통합당 내부 분열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통합당은 문성덕 의원이 60세로 정점식 국회의원보다 4살이나 많지만 시의원 막내 의원일 정도로 고령화되어 있다. 고령의 의원들은 차기가 불안하기 때문에 당장 의장단에 포함되길 원하고, 당 보다는 자신의 입장을 우선시하며 당내 분란은 끝이 없다. 결국 부실한 의정활동으로 시민들의 외면을 받으며 통합당은 지역에서 지지도를 잃어가고 있다.

한편, 통합당은 지방의원들의 고령화와 새로운 인물 발굴 없이,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통영.고성 텃밭론도 점차 엣 말이 되어가고 있다.

25일 의장에 당선된 손쾌환 의원.
통영시의회 본회의장에서 26일 상임위원장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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