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거주 주민의 대변자
국립공원 거주 주민의 대변자
  • 김갑조 기자
  • 승인 2020.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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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의회 문성덕 의원

“전답은 풀어 줘야 주민들이 생활을 할 것 아닙니까? 이름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인데 왜 ‘해상’이 아닌 육지의 생활권을 제한합니까?”

통영시의회 3선인 문성덕 의원은 통영지역의 한려해상국립공원 구역조정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다. 사)국립공원운동연합회 통영지부장으로 활동하며 주민들의 요구를 수렴하는 한편, 3번째로 이루어지는 국립공원계획 변경안이 주민들의 마음을 제대로 반영하게 하기 위해서다.

1968년 12월 환경부가 해상공원으로는 최초로 한려해상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 통영의 해안은 주민들의 것이 아니라 나라의 것이 돼 버렸다. 내 집에 비가 새도 맘대로 수리할 수 없는 답답한 세월이 50년이다. 마을 길 하나 닦는 것, 내 논에 농로를 내는 것, 어장에 낚시터 자리 하나 만드는 것도 일일이 국립공원관리공단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행히 허가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허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작년에 전국 최초로 제가 ‘대정부 건의안’을 냈습니다. 국립공원에 묶인 통영 주민들, 특히 섬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전달하기 위한 것입니다.”

작년은 섬주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온 한 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가 10년마다 하기로 한 국립공원계획 변경안이 수립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10년 만에 찾아온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통영의 섬 주민들은 스스로 가장 바라는 것들을 정리하며 목소리를 냈다.

산양면과 한산면, 사량면, 욕지면을 지역구로 하고 있는 문성덕 의원의 역할이 커졌다.

“제 지역구가 통영 바다를 끼고 있는 국립공원 지역입니다. 지역민의 목소리는 제가 가장 잘 알지요.”

지역주민들은 △생계에 직접 관련 있는 전·답 전체 해제 △한려해상국립공원에 걸맞은 해상지역 편입 및 육지지역 해제 △지역경제 현안 사업 추진을 위한 사업구역 해제 △등산로·탐방로 개설 △국립공원 해제검토 구간에 미 반영된 구간 재검토 요청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4월, 통영시의원들과 주요사업장을 방문해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문성덕 의원은 며칠 전인 6월 4일에도 지역 국회의원인 정점식 의원 사무실에서 공원 타당성 조사 기준안을 기초로 구역조정 대책 건의안을 가지고 환경부와 추진단 관계자, 지역주민 대표와 함께 간담회를 가졌다. 정점식 의원 역시 국립공원 구역조정을 국회의원 공약사항으로 낸 바 있다. 이 자리는 환경부 등에 용역 결과를 전달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문성덕 의원 역시 산양읍 연명촌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는 국립공원 거주 주민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산에서 회사생활을 했던 5년을 제외하면, 문성덕 의원은 통영을 떠나 본 적이 없다. 아니, 연명촌의 태어난 집에서 지금껏 살고 있으니 이 집을 떠나 본 적이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문의원이 사는 연명촌의 집도 국립공원 내에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10년 2차 변경계획 때 25가구 이상 되는 집과 마을 주변의 전답을 해제하면서 법의 속박은 덜 받게 됐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국립공원 내 주민들이 불편을 감수하며 산다.

바닷일이 줄면서 관광이 늘었지만, 주민들에게는 이 모든 게 그림의 떡이다.

“관광객이 많이 오는데 탐방로를 만들라캐도 정비를 할 수 없습니다. 레저산업이 대세라캐서 마을에서 수익사업을 하나 할라꼬 해도 낚시터 조성을 할 수 없습니다. 국립공원 구역 안에 산다꼬 주민들이 욕봅니다.”

문의원 역시 시의원이 되기 전 건설업을 할 때는 인근 밭에 건축자재를 쌓아 두었다고 단속되어 공원법위반으로 벌금을 납부하기도 했다. 주민들의 괴로움을 잘 알기 때문에 그만큼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다.

문의원은 젊어서는 배를 탔고, 나중에는 건설현장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일을 배웠다. 목수 기술을 배워 아파트 짓다가 7~8년 뒤에는 자기 이름을 걸고 건설업을 하기도 했다. ‘200만호 아파트 짓기’ 같은 시류를 만나 한때 번성하기도 하고, 부도를 몇 번 맞으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여러 주민들을 만나는 시의원이 되고서 그는, 그 괴로웠던 인생의 부침(浮沈)이 다양한 입장을 잘 읽을 수 있는 장점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 초선 때는 아무것도 몰랐지요.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욕지도 이장님이 오셔서 경로당을 부탁하시더라고요. 경로당 한다꼬 3500만원인가를 받아놨는데, 돈이 모자라서 몬한다는 겁니다. 행정부에 이랄 때는 우짭니꺼 물어봐 가며 예산을 챙겨가 완공할 수 있게 해드렸는데, 그 노인이 눈물을 흘리며 가싰습니다. 시의원이 이런 일을 할 수 있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십니다.”

크게 드러내지도 않지만 크게 모자라지도 않으면서 그는 3선 의원이 됐다. 그리고 이번에 제3차 국립공원 타당성 조사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지역 총면적(510.3㎢) 중 통영·한산지구의 공원면적(235.809㎢)은 육지 부48.899㎢, 해상부 187.910㎢으로, 해상면적이 육지부에 비하여 4배 정도 크다. 해안지역에 절경이 많기 때문이다.

“해안의 절경 등을 보전하고 관리하기 위해 관련부처에서 이러한 법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생업을 유지하는 이 지역의 주민에게는 너무 악법이에요. 자연을 보호하면서 주민들의 삶의 질도 같이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제3차 국립공원계획변경(안)은 올해 10∼12월에 국립공원위원회에 상정된 뒤 심의과정을 거쳐 오는 12월 경 국립공원계획 변경 결정·고시를 하게 된다.

하반기 시의회 의장 후보에 출사표를 던진 문의원은 더 힘찬 걸음을 다짐한다.

지난해 산양읍에서 열린 한려해상국립공원 구역조정에 따른 주민설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