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해. 수고했어.”
“쌤~”
교단 위에서 담임선생님이 학생 한 명 한 명을 안아주며 귀에 속삭인다. 어떤 학생은 활짝 웃으며, 어떤 학생은 눈물을 글썽이며 선생님 품에 안긴다. 재잘대며 까르르대며, 때로는 짜증도 내며 성적과 친구 문제로 고민하던 소녀들의 꿈많은 시간이 추억으로 봉인되는 시간.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인 십대의 마지막을, 아침 일찍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몸담고 지낸 고등학교를 떠나는 날이다.

지난 7일, 통영여고는 1월의 졸업식을 했다. 1983년에 이전한 교사가 너무 낡아 창틀과 마루 공사를 대대적으로 해야 하는데, 공사기간이 2개월은 걸리기 때문에 때이른 졸업식을 하게 된 것이다.

학생들은 한 사람씩 교단에 올라가 김금룡 교장이 직접 전달하는 졸업장을 받고, 한쪽에서 두 팔을 벌리며 학생들을 맞아주는 담임교사와 포옹을 하고 단상을 내려갔다. ‘학생 한 명 한 명의 소중함을 담아서 졸업장을 수여하겠다.’는 마음으로 김금룡 교장이 졸업장을 전달하는 동안, 화면에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사진과 이름이 차례로 지나갔다.

졸업식 초반에 애국가 반주가 들리지 않는 방송사고가 있었지만, 학생들은 즐거이 309명의 박자와 309명의 음정으로 애국가를 불렀고, 장학금과 상장을 받는 친구들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와~” 환성을 지르기도 하고 “○○이, 멋지다!”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통영여고는 올해 고려대 1명, 성균관대 4명, 시립대 7명, 이화여대 5명 등 45명을 수도권 대학에 진학시켰고, 유니스트 1명, 부산대 4명 등 경상지역의 유수한 대학과 한국교원대를 비롯한 교대에도 5명을 진학시켰다. 전체 졸업생 309명 중 251명이 대학 합격증을 들고 31명이 정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은 저마다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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