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동 소재 카페 도우, 12월까지 주3회 치매카페로 변신

 

“안녕하십니까.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흰 머리의 노인이 활짝 웃는 얼굴로 테이블을 찾아온다. 카페 유니폼을 차려 입고 정중한 말투로 주문을 받는 노인은 경증 치매 환자다.

‘치매 환자가 주문을 받는다니, 실수라도 하면 어떡하지?’

치매라는 단어에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걱정을, 손님들은 아무도 떠올리지 않는다. 그들은 오히려 직원의 실수를 응원하기 위해 이 ‘주문을 잊은 카페’를 찾았다.

10월 7일부터 12월 27일까지 석 달 간, 매주 월, 화, 금 저녁에 무전동 우체국 뒤에 있는 ‘카페 도우’는 ‘주문을 잊은 카페’가 된다. 통영시 치매안심센터, 도시재생지원센터, 시니어클럽, 카페 도우(Cafe DoU)가 함께하는, 치매 환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이번에는 치매안심센터에서 교육 중인 8명의 경증치매환자가 함께한다.

치매는 누구나 겪을 수 있지만, 누구나 꺼리는 병이다. 치매 환자는 실제로 그 활동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다양한 사회적 활동에서 배제되곤 한다.

그러나 경증치매의 경우, 주위에서 조금씩만 도와주면 얼마든지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주문을 잊은 카페’는 치매 환자들이 카페에서 손님을 상대하고 주문을 받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환자에게는 잃어버린 사회적 역할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카페를 찾는 손님들에게는 막연히 꺼렸던 치매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우연히 주문을 잊은 카페에 왔다는 손님은 “카페에서 직접 치매 환자를 대하며 명확하게 말하고 기다려주는 연습을 하게 되면, 이웃에서 치매환자를 만나더라도 자연스럽게 대하게 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주문을 잊는 것이 당연한 카페에 앉은 손님의 마음은 자연히 너그러워진다. 실수를 해도 얼마든지 웃는 얼굴로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는 손님들 앞에서 주문 실수는 거의 없다.

2018년 기준 통영시에는 1천451명의 치매환자가 등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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