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앉아 즐길 수 있는 방바닥콘서트

매월 셋째주 화요일 저녁 7시, 항남동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둥섭과 다락방친구들’에서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이름하여 방바닥콘서트.

‘경남꿈앤꾼예술단’ 김도연 단장

시와 음악, 추억과 낭만이 있는 방바닥콘서트는 식구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던 온돌방처럼 도란도란 앉아 음악과 추억을 즐길 수 있는 다정한 자리다. 누구나 앉아 편안하게 음악을 듣고 시를 낭송할 수 있으니, 방바닥 콘서트에는 문턱이 없다.

연주하는 음악도 장르를 한정짓지 않았지만 아이템도 한정짓지 않아, 시, 시조창, 악기 연주, 춤 등 그날 할 수 있는 모든 공연이 자유롭게 이루어진다. 참여한 관중도 시를 읊을 수 있고, 흥이 나면 노래 한 자락 보탤 수도 있다.

지난 16일에 있었던 방바닥콘서트에서는 앨토색소폰, 테너색소폰, 시조창, 가요, 팝송이 자유롭게 경계를 넘나들며 펼쳐졌다. ‘통영예술의향기’ 회원들이 함께 참여해, ‘7월 여름밤의 시낭송교실’을 함께하기도 했다.

‘통영예술의향기’ 회원들은 7월 한 달 동안 자신들의 단체에서 추모제를 봉행하는 7명의 예술인에 대한 워크숍을 하고 있는 중인데, 이날은 청마 유치환을 주제로 한 날이었다.

'둥섭과 다락방 친구들' 대표 김순효 시인

절절한 색소폰 연주에 이어, “끝내 다스릴 수 없던 무뢰한 넋이여, 명목하라!-유치환의 ‘수(首)’ 중에서-” 하는 청마의 시가 낭송되는 낭만이, 방바닥 콘서트의 매력이다.

3년째 이곳에서 방바닥콘서트를 진행해 오고 있는 ‘경남꿈앤꾼예술단’ 김도연(56) 단장은 풍류를 아는 기타리스트다. 연주 레퍼토리만 1200곡, 자작곡도 100여 곡 되는 뮤지션이면서, 1년에 300일 이상 공연을 하는 문화활동가다.

“돌아가려니 너무 멀리 와버렸고, 계속하려니 배가 고프네요.”

통영예술의향기 박우권 회장

돈과 바꿀 수 있는 음악을 거저 주고 살고 있으니 생활이 간소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도 분신 같은 기타를 심장 가까이에 안고 노래하는 게 그는 행복하단다.

“통영에서 10년째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국을 다니지만, 통영 같은 곳이 없습니다. 어느 지방에도 없는 문화예술의 뿌리가 있으니까요.”

다른 도시에 가면 ‘통영에서 활동하는 것만으로 우쭐해질 정도’란다.

콘서트가 끝난 늦은 밤, 음악과 시로 하나가 된 연주자와 관객들은 김밥과 과일을 나누며 ‘식구(食口)’가 됐다.

관객과 연주자들은 김밥과 샌드위치, 과일을 나누며 ‘식구(食口)’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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