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마을의 꿈에 색을 입히다-산들해 힐링캠프 대표 박정권
8개 마을의 꿈에 색을 입히다-산들해 힐링캠프 대표 박정권
  • 김선정 기자
  • 승인 2019.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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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해 힐링캠프 전경
산들해 힐링캠프 전경

“마을 심부름꾼, 이제는 안 하고 싶습니다. 그냥 내 농원에서 조용히 살고 싶어요.”

그린밸리 관광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박정권 대표 
그린밸리 관광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박정권 대표 

노산, 우동, 덕포리 8개 마을의 영농영어조합법인 ‘산들해 힐링캠프’의 박정권(58) 대표는 ‘마을의 심부름꾼’이라는 말에 손사래를 친다. 하지만 그의 말은 그동안의 고생을 표현한 것일 뿐, 그가 마을의 대소사를 모른 척하지 않으리라는 건 아는 사람은 다 안다.

2018년 9월에 문을 연 ‘산들해 힐링캠프’는 광도면 우동리 전두마을에 있는 마을 주민의 공익사업체다. 150석이 가능한 대강당과 노래방 시설까지 갖추고 있는 세미나실, 크고 작은 숙소 7실(최대 80명 수용), 식당 등을 갖추고 있는 건물 한 동과 바비큐장, 천연 잔디 운동장, 말, 염소, 사슴 들이 있는 체험센터다. 주방과 식당은 시설만 대여할 수도 있고, 마을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식사까지 제공할 수도 있다.

아직 시작 단계라 소문이 나지 않았지만, 대관 사업이 잘 되면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산들해 힐링캠프의 염소 먹이 체험은 유아들에게 인기다.

지금 이곳에서는 승마체험, 숲 해설가와 함께하는 숲 탐방 체험, 목판이나 가죽에 열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버닝화 체험 등을 하는 인성학교가 열리고 있다. 월급은 한 푼도 없지만, 박대표는 인성학교 교장도 겸하고 있다.

“관내 학교와 연계해, 짧게는 2시간 프로그램부터 종일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 농작물 수확이나 약초 재배 체험, 제트스키, 바나나보트, 요트 체험 같은 해양레포츠 체험도 할 수 있지요.”

실제적인 프로그램를 운영하는 배익림 사무국장의 말이다.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체험은 박정권 대표가 하고 있는 개인 사업체와 연결한 승마와 마차 체험이다.

산들해 힐링캠프의 배익림 사무국장(왼쪽)과 조민영 사무장

노산마을에서 태어난 박정권 대표는 30대 초반인 1992년 귀농하면서 ‘그린밸리관광농원’을 만들었다. 농원 안에 필드골프클럽과 호스파크 말생산목장이 있어, 그 중 6마리를 산들해 힐링캠프로 끌고온 것이다.

“제대로 된 승마는 2007년 한국마사회에 가서 합숙 훈련을 하며 제대로 배웠습니다. 한 달 동안 합숙하고 잠깐 쉬었다가 다시 합숙하기를 6개월 하면서, 이미 굳어진 나쁜 자세를 고치느라 애를 먹었지요.”

지금 박 대표의 승마장에서는 농림부와 마사회의 지원을 받아 통영시 관내 초중학생 300명이 승마체험교실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잠포학교 80명도 체험을 한다.

“한 학부형이 어느 날 떡을 해가지고 찾아왔어요. 가족끼리 제주도에 놀러가서 승마를 했는데, 거기 교관이 아이에게 ‘정말 학교에서 하는 체험교실 10회밖에 안 배웠느냐’고 깜짝 놀라더랍니다.”

제자가 칭찬을 받는 것만큼 좋은 일이 있을까? 기본기에 마음을 쏟았던 것이 보람으로 되돌아온 순간이었다.

“내년부터는 학부형 등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승마교실도 열 생각입니다. 마사회의 지원을 받으면, 이용자는 전체 수강료의 30%만 부담하면 됩니다.”

마사회의 지원으로 통영 관내 학생 300명이 승마 교육을 받고 있다. 
통영 관내 학생 380명이 승마 교육을 받고 있다. 

30%는 10회 교육에 8~9만 원 선이다. 승마를 전공한 딸이 내려와서 승마교실을 맡아 운영하고 있으니, 박 대표는 마음 놓고 마을 일을 본다.

귀농하자마자 서른두 살에 마을 이장이 돼서 마을회관을 만든 것을 시작으로, 박 대표는 8개 마을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산들해 힐링캠프 대표와 ‘국도77호선 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일하고 있다. 위원장이 사임한 가운데, 위원장의 권한대행으로 일을 마무리지었다.

“이해관계가 얽힌 몇몇 유력자들이 주민 대부분의 의견을 왜곡하는 바람에, 한 2년 동안 수차례 공청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하느라 힘들었습니다.”

어린이와 친숙해질 수 있는 작은 말부터 다양한 말이 있다. 

국도 77호선은 지난주 시의원 4명과 시 도로과장, 대책위 4명이 부산 국토청을 방문해 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하면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이제야 주민들의 의견이 제대로 전달된 것 같아 한시름 놓았습니다.”

‘마을 심부름꾼’이라는 별명에 박정권 대표가 손사래를 치는 이유는 이런 과정이 모두 녹록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산마을 사람들은 고향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등을 떠밀어 다른 마을일에도 뒷짐지지 못할 거라는 걸 모두 안다.

내 농원만 잘 지키고 싶다고 말하는 도중에도 박정권 대표는 “우리 산들해 힐링캠프에 많이 오도록 잘 말해 달라.”며 주민들의 공익사업 광고에 열을 올렸다.

국도77호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의원, 공무원들과 부산국토청을 방문했다.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박정권 대표.
산들해 힐링캠프의 운동장
산들해 힐링캠프의 운동장
산들해 힐링캠프의 야외 화장실과 샤워실
산들해 힐링캠프의 야외 화장실과 샤워실
 개인 사업체인 그린밸리 관광농원의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