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18개 시.군의 민간인 희생자 신위.
경남 18개 시.군의 민간인 희생자 신위.

지난 8일 마산합포구 추모식...통영 유족 정영만 선생 참석
통영지역 1천여명 희생자 추정...유해발굴 등 진실규명 절실

"거창·함양·합천·산청·창녕·진주의 어느 산골짜기에서, 하동·김해·밀양·양산의 어느 강가나, 남해·사천·거제·통영·창원의 바닷가에서, 고성·의령·함양의 벌판 어느 골짜기에서 영문도 모른 채 공권력에 의해 학살 희생당한 영령들에게 맑은 술 한 잔 올리오니 부디 영면 하소서“ 심우태 의령유족회장의 축문이 참석 유족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지난 8일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72주기 경남 합동추모제가 경남유족회가 주최로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광장에서 열렸다. 후원한 경남도와 경남도의회, 한국전쟁희생자전국유족회 관계자들과 도내 18개 시군 유족 등 200여명이 참석해 진실 규명을 다짐했다.

추모식에서 노치수 경남유족회장은 "죽인 자는 없는데 죽은 자만 남아 있다“며 "죽임을 당한 자들 중에는 독립군도 계셨고,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라지는 것을 염려해 단독정부 반대 또는 농지개혁 등을 외쳤던 애국자와 농민, 선생, 어린 아이들까지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05년 진실화해위원회가 만들어져 일부 진실규명이 됐다"며 "올해 마지막인 진실화해위원회 특별법 연장으로 진실규명이 계속돼 많은 유족들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데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진실·화해위원회 정근식 위원장도 "경남 유족들의 노력이 진실화해위원회를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올해 안으로 진주, 거제, 거창, 양산 사건 등에 대한 진실규명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오는 12월 9일이면 진실규명 신청이 마감된다. 유족들의 진실규명 신청과 희생자 소송 등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진실화해위원회 1기 활동으로 국가 공권력에 의한 집단희생 939건과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 1,020건의 진실을 규명했지만, 희생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2기 진실화해위원회에 접수된 경남.부산.울산지역 사건은 총 1,339건으로 이 중 935건이 조사 개시되었다. 진주지역의 유해발굴사업이 포함되었고, 증언채록사업은 거창, 진주, 창녕에서 진행 중이다.

통영지역은 6.25전쟁 전후 1천여 명의 민간인 희생자를 냈다. 보도연맹 사건 등 광도면 무지기고개와 명정동 절골, 통영 앞바다, 산양읍지역 등 여러 곳에 집단매장이 추정되고 그 흔적도 남아있다. 과거 현장조사가 있었지만 구술에만 의존되었고, 유해발굴이 이뤄지지 않아 진실규명에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특히 통영의 많은 유족들은 과거 연좌제와 폐쇄적 지역사회 분위기 속에 사건은 금기시 되어왔다. 도내에서 유족과 지자체의 진실규명 노력이 가장 저조한 곳이 통영이다. 이제라도 통영시와 지역사회가 함께 진실규명 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

통영지역 유족인 정영만 선생은 "사연도 모르고 돌아가신 집안 어른과 통영의 희생자들을 위해 10년째 추모행사를 조용히 지내왔다"며 "더 늦기전에 통영지역 사건도 진실을 밝혀 유족들의 한을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통영지역 민간인희생자 유족을 대표해 남해안별신굿 예능보유자 정영만 선생이 참석했다.
통영지역 민간인희생자 유족을 대표해 남해안별신굿 예능보유자 정영만 선생이 참석했다.

 

경남 합동추모제가 열린 마산 오동동 문화광장.
경남 합동추모제가 열린 마산 오동동 문화광장.
추모제에는 노치수 경남유족회장과 김복영 전국유족회장, 정근식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경남도 복지보건국장, 강용범 도의회부의장 등이 참석해 추모사를 했다.
추모제에는 노치수 경남유족회장과 김복영 전국유족회장, 정근식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경남도 복지보건국장, 강용범 도의회부의장 등이 참석해 추모사를 했다.
추모공연.
추모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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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내 시군에서 참석한 유족들.
경남도내 시군에서 참석한 유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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