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대책위, “시와 부산국토청은 노선결정 빨리하라” 요구
착공연기로 주민피해 가중… 보상세력에 행정도 소극적

(사진속 노선은 이해를 돕기위한 참고용)주민대책위가 요구하는 노선(빨간선)과 보상시설을 지나는 노선(파란선). 빨간선 위로 걸친 하우스는 통영시 농업시설이고, 파란선 아래로 걸친 건물이 논란의 보상시설. 두 노선 사이는 광도천이다.

 통영 광도면 노산마을을 지나는 국도77호선(노산구간) 노선 결정이 늦어지면서 주민갈등과 함께 이웃마을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노산구간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2017년 발주까지 마친 상태에서 노선갈등으로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또 노선 결정이 미뤄지면서 주민들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지만, 행정은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7년 발주 직후 착공 단계에서 노산마을 주민들이 마을을 지나는 노선의 변경을 요구하면서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긴급 여론 수렴에 나섰다.

당초 노선은 광도면 안정에서 노산마을 입구의 괴암교를 지나 노산마을을 감싸고 지나는 기존 도로였다. 또 고속도로IC와 460m 떨어져야 하는 규정으로 인해 국도14호선을 따라 통영시내 쪽으로 내려갔다 다시 고성 방면으로 유턴하는 노선이었다.

이에 주민들은 기존 노선은 마을과 너무 인접해 소음 피해와 마을 발전의 확장성을 제약한다며 변경을 요구했다. 또 폭 20m 도로개설을 위한 성토작업을 거치면 폭이 30m 이상 늘어나고 도로가 높이 올라가 마을쪽으로 그림자가 생겨 농사 등에 피해가 발생한다는 이유였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 2017년 하반기 노산구간 주민공청회에서 노선 변경의 가능성을 밝혔다. 애초 발주까지 마친 상태에서 노선변경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바꾸었다.

당시 주민대책위를 비롯한 대다수 주민들은 마을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노선을 요구했다. 광도천 건너 산비탈을 따라 내려오다 김해 김씨 종친회관 뒷산은 터널을 이용해 상노산 호반주유소 쪽으로 국도 14호선과 접속하는 노선이었다.

이에 부산지방국토관리청도 주민 요구안이 담긴 가설계까지 만들어 공청회를 갖기도 했다.

하지만 기존 노선에 포함됐던 농업생산지역 농업관련 시설이 노선변경에 따라 보상에서 제외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후 노산마을 일부 주민을 중심으로 특정 농업시설을 지나는 노선이라면 나머지 구간은 어디로 지나가든 상관없다는 입장이 발목을 잡고 있다.

애초 노산마을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마을과 멀리 떨어진 노선을 요구했던 주민대책위와 주민들의 입장이 보상이라는 복병을 만나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통영시의회 의원들도 노선갈등을 빚고 있는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하지만 이후 시의회는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여기다 주민대책위가 결론 낸 노선과 전혀 다른 노선안이 면사무소를 통해 통영시 도로과로 접수되고, 도로과 역시 주민의견이 여러 가지라며 차일피일 시간만 보내고 있다.

지난해 9월말 주민대책위와 주민대표 등 11명이 공개 투표로 2안을 최종 결정했다. 그러나 일부 보상세력의 보이지 않는 방해가 계속돼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대책위가 해체됐다거나, 행정과 토착세력이 결탁해 주민들의 뜻과 다른 방향으로 노선을 끌고 있다는 말까지 들리고 있다.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주민의견을 왜곡하는 일이 자꾸 벌어져 안타깝다.”며 “통영시도 부산국토관리청도 주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했음에도 결론이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종 노선결정을 위한 주민공청회를 빠른 시간에 열어달라고 통영시와 부산국토관리청에 요구하고 있다.

부산국토관리청은 "주민들의 합의된 노선 및 통영시가 우선 순위를 정해 노선안을 건의하면 되겠지만, 현재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며 "착공이 늦어지는 만큼 주변 지가 상승에 따른 보상비만 늘어나고 있다. 결국 공사비가 높아지는 셈이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청은 개인적 보상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지역발전의 미래 등 제반 여건을 따져 합리적 노선을 결정할 것"이라며 "노산구간의 노선이 결정되지 않아, 우선 고성부터 착공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한편, 국도77호선은 광도면 노산리~안정리(1구간)와 광도면 안정리~고성군 동해면 장좌리(2구간)까지 연결되는 18.3km의 4차선 확장사업이다. 총사업비는 1천억 정도로 노산구간은 100억 원의 사업비로 시공업체까지 선정됐지만 착공이 미뤄지고 있다. 고성지역 구간은 착공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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