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생태계보전부담금 반환사업 선정 국비 4억3천만원 확보

기본계획도.
기본계획도.

일제시대에 건설돼 현재까지 식수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문화배수지가 나비공원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나비야 청산 가자>, <나비와 엉겅퀴> 등 작품 속에서 나비를 중요한 상징 모티브로 사용해 온 박경리 선생의 생가가 인근에 있어, 서피랑공원과 함께 또 하나의 관광 콘텐츠가 될 전망이다.

이번 공원 조성은 통영시와 한국수자원공사가 환경부에서 주관하는 2022년 생태계보전부담금 반환사업에 지난 11일 최종 선정되어 국비 4억3천만 원을 확보하여 진행하게 되었다. 통영시는 근대 수도문화 유산 및 인근 박경리 생가, 서피랑과 연계를 통한 세부 사업계획을 3월까지 수립하여 환경부 승인을 득하여 올해 내 사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통영시 상하수도과 담당자는 “생태공원을 조성할 때 초피나무, 대초향, 오리풀 등 나비가 좋아하는 식물을 심어 나비 서식처 보호 사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계획은 나비서식처, 생태거울못, 돼지감자, 히말라야시다 군락 등의 핵심지역과 배수관리동 등의 완충지역, 진입광장 등의 협력 지역으로 나누어 생태공원을 조성한다는 것이지만, 정확한 청사진은 3월 계획 수립시에 나올 예정이다.

통영시는 사업이 완료되면 지역주민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할 뿐 아니라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하여 관광객들에게 통영의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피랑 근린공원

문화동 배수지
90년째 통영에 물 공급하는 등록문화재

담장 하나를 사이에 대고 서피랑공원과 붙어 있는 문화배수지는 등록문화재 제149호로 지정되어 있다. 현재 통영시 등록문화재는 구 통영군청, 해저터널, 통영청년단회관 등 모두 6곳이다.

통제영 시절, 문화배수지 자리에는 군영의 신으로 모시던 뚝장군이 있는 뚝사였다. 삼도 수군의 본부인 통제영의 위엄을 그대로 드러내 주는 장소였던 것이다.

일제강점기인 1933년, 일제는 통제영 뚝사를 헐고 그 자리에 배수시설을 지었다. 미륵산 용화사의 물을 해저터널을 통해 끌어와 이곳 문화배수지에 저장했다가 통영읍민들에게 공급했다. 지금도 문화배수지에서는 진주 남강물을 사천정수장에서 공급받아, 문화‧서호‧명정‧중앙동에 공급하고 있다.

문화동 배수지는 근대 건축양식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자료여서 2005년 4월 15일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통영 문화배수지의 제수변실은 육각형 콘크리트조 건물로 지붕은 돔형이다. 출입구 주위에 인조석을 돌려 장식하고 상부에는 다시 석조장식을 달았다. 육각형 모서리부분과 수평돌림띠는 인조석을 돌출시켰으며, 벽체는 몰탈로 마감되어 있다.

출입구 상부에는 ‘천록영창(天祿永昌)’이란 화강석 현판이 있었으나 2004년 통영 시민단체가 글귀를 시멘트로 삭제했다. 본뜻은‘하늘로부터 받는 복록(福祿)이 길이 창대하고 영원하리라’는 뜻으로, 배수지에서 집집마다 나가는 물의 의미를 상징하는 축원문이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의 수탈을 겪은 민족의 입장에서는 이 글을 단순히 물의 의미로만 읽을 수 없다. 일제가 속마음을 중의적으로 기록한 것도, 그 글귀를 시멘트 속에 가둔 것도 통영의 역사를 그대로 드러내는 증거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일제가 통영의 정신적 뿌리인 충렬사 앞 뚝사당을 헐고 지었다는 점에서, 시민들은 통영의 정기를 억제하려고 지은 건물이라며 한때 근대문화유산 등록을 거부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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