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카시연구소 이상옥 대표의 시집 ‘하늘 저울’이 현대시학기획시인선 14번으로 지난 16일 나왔다. 이번에 나온 시집 ‘하늘 저울’은 이상옥 시인이 2011년에 출간한 시집 ‘그리운 외뿔’ 이후의 작품을 묶었다. 50대 중반에서 60대 중반, 생의 후반기로 진입하는 가장 분주한 나날들의 기록으로 중국 정주경공업대학교에 재직하며 중국에 체류한 경험도 스며있다. 이번 시집은 표제시 ‘하늘 저울’을 비롯해 60편의 작품을 4부로 나눠 수록하고 있다.

이상옥 시인은 시론 없는 시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으로 시적 방법론을 추구하며 경남 고성을 중심으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시 장르인 디카시 문예운동을 펼치는 가운데 일반 시의 경우에서도 기존의 텍스트에 내재된 시적 형상까지 포착하여 보여주는 ‘포착시’를 실험해 오고 있다.

이 시집의 해설을 맡은 오형엽 교수는 “‘하늘 저울’에 수록된 시편들은 이상옥이 시도해 오던 ‘포착시’의 연장선에서 기본적으로 일상, 가족, 상념, 장소 등의 층위에서 포착되는 장면을 순수하고 담백하게 묘사한다.”며 “주관적 느낌이나 감정이나 해석을 개입시키지 않는 순수 묘사의 기법은 김춘수의 무의미시, 오규원의 날이미지시, 이승훈의 비대상시의 연장선에서 그 계보를 잇는 ‘날시’의 방법론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리고 김종회 한국디카시인협회 회장은 “이상옥의 시는 맑고 단단하고 힘차다. 이러한 시의 결은 그가 주창한 디카시의 창작 문법과도 소통된다. 어느새 그는 복잡하고 난해한 시, 작위적인 포즈나 과장된 에스프리의 시를 멀리하는 자기세계에 들어서 있다.”고 말했다.

이상옥 시인은 창신대 명예교수로,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 디카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여러 일을 도맡고 있으면서도, 그가 주창한 디카시의 연장선상에서 일반 시에서도 포착시를 실험하며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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