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내 위장 속에 위암을 일으키는 세균이 살고 있다고?
[의학]내 위장 속에 위암을 일으키는 세균이 살고 있다고?
  • 통영신문
  • 승인 2020.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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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 통영고려병원 내과 진료원장
성현 통영고려병원 내과 진료원장

COVID-19로 세균과 바이러스, 바야흐로 감염에 모두가 민감한 요즘이다. 그런데 우리 나라 성인의 60% 가량에서 위장 속에 위암을 발생시키는 세균이 살고 있다는 사실. 관심이 없더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그 이름 헬리코박터(Helicobacter pylori) 균이다.

3.5마이크로그램이라는 다소 와 닿지 않는 미세한 크기의 이 세균은 오직 인간만을 숙주로 삼는데 음식물을 녹이는 위산 속에서 이를 중화시키는 효소를 활용하여 자신만의 피난처를 만들어 거주한다. 주로 개발도상국과 위생이 불결한 환경에서 호발하게 되며 이에 따라 점차 위생환경이 개선되어 가는 우리나라에서의 발생은 40대 이후에서는 60% 이상, 30대 이하에서는 20~30% 가량에서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간의 접촉(구강 대 구강, 구강 대 항문)이 주요 전파 경로이나 식기를 따로 사용하는 문화가 자리잡아감에 따라 젊은 층으로 갈수록 감염률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연관된 가장 중요한 질환은 단연 위암과 위, 십이지장 궤양이며 이외에도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위 MALT(말트) 림프종 등이 있다. 십이지장 궤양의 80% 이상, 위궤양의 60% 이상이 헬리코박터균과 관련이 있는데 제균 치료를 시행할 경우 궤양 재발률이 10~20%로 급격히 감소한다. 특히 위암의 1급 발암물질로 1994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바 있는데 비감염자에 비해 위암 발생률이 약 3.8배 호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암중 발생빈도 1위,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하는 위암은 유전보다 환경요인이 더 큰 역할을 하는데 소금에 절인 음식과 짠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생활습관, 선진국과 비교하여 높은 헬리코박터균 감염률(미국은 30% 이하)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할 것이다.

여러 근거를 바탕으로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의 절대적 적응증으로 1) 소화성 위, 십이지장 궤양 2)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조기 위암 환자의 내시경 절제술 후 3) 변연부 B세포 림프종(MALT)를 대한상부위장관 및 헬리코박터학회에서는 권고하고 있으며 보험 공단에서도 이 경우에서의 검사를 급여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여러분이 위내시경 검사를 받을 때 상기의 소견이 있다면 검사자는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위 건강에서 매우 중요한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검사는 의외로 매우 간단한데 내시경 중 조직을 채취해 시료와 반응시킨 후 색상 변화로 진단하는 CLO 검사가 가장 널리 사용된다. 또한 호흡만으로 균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요소호기검사가 있는데 이는 주로 치료 후 제균 여부 확인을 위해 사용하며 두 검사 모두 정확도가 90%가 넘어 신뢰도가 매우 높다. 그 외에도 배양 검사나 혈청 검사, 대변 검사 등이 있어 경우에 따라 활용이 가능하다.

제균 치료로는 위산분비 억제제와 복합 항생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항생제 내성률이 날로 높아짐에 따라 1차 치료의 성공률은 약 80% 내외로 보고되며 1차 치료 실패 시 약물을 변경하고 추가한 2차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헬리코박터균은 한 번 감염되면 자연 소실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적절한 치료를 하여야 하는데 치료의 성패에 항생제 내성과 더불어 환자 본인의 정확한 투약습관이 좌우하게 된다.

날이 갈수록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각종 영양제와 건강보조식품이 난무하나 이에 대한 신빙성 있는 근거는 극히 드물다. 뚜렷한 근거에 따른 적절한 치료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것이다. 연말을 맞아 많은 분들이 위내시경을 포함한 건강검진을 받고 있음에 따라 헬리코박터균에 대해 조금 더 정확히 알고 필요한 경우 치료를 받는다면 위 건강을 지키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