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의 기록화 작업으로 의미 더해

올해 문화재야행은 16년 만의 승전무 기록화 사업이기도 했다.

50주년을 맞은 국가무형문화재 승전무보존회(회장 장영미)가 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정기발표회를 가졌다.

지난 18일 오후 3시 통영예능전수관 공연장에서 열린 이번 공연에서는 승전무 북춤, 엄옥자류 수건춤, 남도소고춤, 통영기방입춤, 승전무 칼춤이 ‘각로청수 속에 춤을 그리다’라는 주제 속에서 펼쳐졌다. ‘나뭇잎이 지고 산 모습이 드러나 맑고 빼어나다’는 뜻의 ‘각로청수’는 가을 경치가 맑고 수려한 것을 이르는 말이다.

코로나19가 문화예술을 모두 삼켜버린 2020년, 승전무 정기공연도 무대를 올리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처음에는 50주년의 의미를 살려 세병관에서 하기로 했다가, 세병관 마당이 마사토로 바뀌는 바람에 시민문화회관으로 옮겼고, 코로나19로 무대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야외공연으로 다시 기획했다가 결국은 통영예능전수관 공연장에서 최소한의 인원으로 공연을 하게 됐다.

통영의 승전무 역사는 임진왜란 당시까지 올라간다. 장졸들의 사기를 돕기 위해 싸움터와 병선 위에서 망중한의 여가에 춤을 추었으며, 전승 후에는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서 춤을 추었다.

임진왜란 후에는 통제영 예기들을 통해 전승돼 왔지만, 일제시대를 지나며 거의 사라졌다. 일제가 자존심 높은 예기들을 삼패기생과 같이 천시하면서 강도 높은 민족문화 말살정책 편 결과다.

왼쪽부터 엄옥자 보유자, 한정자 보유자

통제영 춤을 되살려 낸 것은 한정자, 엄옥자 선생이다. 마지막 예기였던 정순남 선생에게서 춤을 배워 하나하나 기록하며 통제영의 춤을 고증해 냈다. 한정자 선생은 북춤을, 엄옥자 선생은 칼춤을 전수받아, 중요무형문화재 제21호 승전무 예능보유자가 됐다.

장영미 승전무보존회장은 “한정자, 엄옥자 선생님께서 큰 버팀목으로 지켜주셔서 50주년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우리춤에 대한 자부심과 정신을 되살리고 지키며 살아가면서 100주년 정기발표까지 이어지도록 전통예술과 계승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사무국장은 “어려움 속에 공연을 하게 됐지만, 예능전수관의 공연장을 사용하면서 상설공연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게 된 좋은 점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50주년을 맞아 지난 문화재야행의 공개행사를 모두 영상자료로 만들어 현재의 발자취를 남기게 됐다.”며 2004년 이후 16년 만에 이루어진 기록화 작업의 성과를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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