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슈메이의 한국살이

미슈메이 중국 출신 통영시민

2020년 원어민강사 양성교육 강습을 잘 받고 거제에 거주하는 리휘화(李玉华) 동생을 오랜만에 만났다. 그녀는 보자마자 바로 나를 알아봤지만 나는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다. 동생이 “언니 전에 거제 다문화센터에서 한국어를 공부하지 않았어요?”라고 나에게 물어봤다. 나는 “그래 어떻게 알았어?”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날 수업할 때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나이를 먹으면 꿈이 뭐예요?”라고 말했더니 “‘나는 집에서 소설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라고 말했잖아요. 저는 언니가 한 말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라는 대화를 했다.

동생과 대화하고 나서 9년 전 좋았던 기억들이 생각났다. 그 때는 한국말을 잘 못해서 생활 속에서 오해가 많았고 불편함이 많았다. 그래서 한국말을 잘 하고 싶었는데 통영다문화센터는 한국어능력시험 공부반은 없었다. 나는 친구를 통해 거제다문화센터에서 한국어 능력시험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거제다문화센터 사무실에서 일하는 김영자 선생님이 중국인이라 전화를 걸어 신청했다.

거제 한국어능력시험반은 일주일에 한 번 수업한다. 나는 친구랑 같이 가고 싶었지만 친구들은 멀어서 가기 싫어했다. 그래서 혼자 갈 수 밖에 없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버스를 타고 거제대교를 지나 다시 버스를 갈아타서 내리면 대략 20분쯤 걸어서 거제다문화센터 교실에 도착할 수 있다. 수업은 오전에는 10시부터 12시까지, 오후는 1시부터 3시까지 한다. 동생 리휘화는 아이가 어려서 오전에 한 번만 수업을 하고 오지 않는다.

점심에 선생님과 우리는 각자 가져온 도시락을 함께 밥을 먹었다. 반에는 중국인이 다른 나라보다 많았다. 한국어능력시험반 귀영순 선생님은 한국음식을 가지고 오셨다. 우리는 한국 음식말고도 중국 음식, 다른 나라 음식들도 다양하게 있었다.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고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웃으면서 미슈메이 손이 크다고 말하셨다. 순간 나는 갑자기 멍해졌다. 혹시 선생님은 다른 학생의 손을 내 손인양 하셨나 봐! 나는 서둘러 내 손을 펴서 선생님에게 보여줬다. 내 손은 보통 사람보다 작은데... 선생님은 하하하 크게 웃으면서 우리에게 설명해 주셨다. 그렇구나! 그 당시 나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다. 모두들 깔깔깔 웃었기에 ‘아휴! 내가 또 창피한 꼴을 하나 보였나’싶었다. 그러니 이 속담은 잊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몇 달을 보냈다. 시험 당일, 김영자 선생님과 남편이 운전을 하고 통영에 와서, 우리 4명은 부산에서 처음으로 한국어 능력시험(KPT)을 봤다. 나는 시험이 어려워서 떨어졌지만 옛날 선생님과 같이 공부했던 학생들이 그리웠다.

그리고 9년 후 현재, 마산 창신대학교 2020년 원어민강사 중국어반에서 동생 리휘화를 뜻밖에 만났다. 내가 한 말 한 마디를 나를 기억해줘서 재미있었다. 우리는 앞으로 자주 연락하기로 약속했다. 이건 정말 인연이 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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