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옻칠미술관 인재양성교육 아카데미 5명 수료
오카리나, 오르골, 옻칠의 변신은 끝이 없다

왼쪽부터 고현일, 최경준, 김성수 관장, 임재민, 박선영, 김민희 씨.

통영옻칠미술관에서 열린 ‘인재양성교육 아카데미’를 통해 새로운 옻칠작가 다섯 명이 탄생했다. 고현일, 김민희, 임재민, 박선영, 최경준 작가다.

그동안 통영옻칠미술관의 인재양성교육은 뉴질랜드, 프랑스, 중국 등에서 들어온 작가들이 우리나라의 전통옻칠 기법을 배워가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미 자기만의 미술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들이 통영옻칠미술관에서 두세 달씩 머무르며 우리 전통옻칠 기법을 배워가는 방식으로 우리나라의 옻칠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역할을 해왔던 것.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국외 프로그램이 사실상 중단되었다.

코로나19로 작은 규모의 평가회를 열었다.

위기는 기회의 다른 얼굴이라 했던가. 전세계적인 어려움이 통영옻칠미술관에서는 오히려 더 큰 소득으로 열매를 맺었다. 통영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게 된데다 다양한 분야에서 옻칠을 접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외국의 작가에게 돌아가던 기회가 통영을 중심으로 한 국내 작가 5명에게 돌아갔다. 이중 그림을 그리던 김민희, 최경준 씨는 옻칠회화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는 옻칠회화 화가가 됐다. 김민희 작가는 통영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며, 최경준 선생은 서울에서 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하면서, 코로나로 인한 긴 방학에 옻칠을 배웠다.

중국 칭화대학교 대학원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하고 있는 박선영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학교로 돌아갈 수 없는 막막한 시간에 옻칠미술관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돼 인생의 전기를 맞았다. 박선영 씨는 “금속 작품의 단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부식된다는 것인데, 옻칠이 금속의 단점을 효과적으로 커버할 뿐 아니라 아주 가치 있는 작품으로 격상시킨다”고 말했다.

농도 짙은 배움의 2달.

나무로 오카리나를 만드는 특허를 가지고 있는 고현일 씨는 나무 오카리나에 옻칠과 자개를 입혀 격이 다른 오카리나를 만들어 냈다. 잘 깨지는 도자기 오카리나의 단점을 극복한 것이 나무 오카리나지만,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세균이 번식할 수 있는 것이 흠이었다. 그러나 옻칠에는 ‘천연 방수, 방충, 방부’ 성질이 있어 나무 오카리나의 단점을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게 됐다.

서피랑에서 ‘음악상자’ 공방을 운영하는 임재민 씨는 ‘유럽이 원산지인 오르골을, 바다를 대표하는 고래 모양에 담아, 가장 한국적인 옻칠 옷을’ 입혔다. 통영에서만 나올 수 있는 오르골을 만들어낸 것이다.

지난 17일, 통영옻칠미술관에서는 이들 다섯 작가의 성과발표회를 열었다. 옻칠을 마스터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시간이었는데도 다섯 명의 수료생은 놀라운 성과물들을 선보였다.

통영시 관계자는 “외국 작가들은 우리 눈으로 성과를 확인할 수 없어 감동이 덜했는데, 이렇게 두 달 동안 이뤄낸 성과를 보니 정말 놀랍다”며 감탄했다.

김성수 관장은 “이번에 눈으로 확인한 것처럼 옻칠은 회화를 넘어 공예, 악기 등 더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다.”면서 “통영옻칠은 세계적인 명품브랜드가 될 만한 것”임을 강조했다.

통영옻칠이 단순히 전통을 되살려낸 데 그치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성과보고회였다.

나무 오카리나를 만드는 고현일 씨.
오르골을 만드는 서피랑 '음악상자' 임재민 씨.
서울에서 미술 교사를 하는 최경준 씨.
통영의 크리에이터 김민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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