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슈메이의 한국살이

미슈메이 중국 출신 통영시민

2020년 10월 1일은 추석이자 마침 중국의 국경일이다. 나는 아침에 추석 전 친구가 준 맛있는 월병을 먹었다. 그 다음 고향에 계시는 아버지와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지금 중국에는 국내 바이러스 환자가 한 명도 발견되지 않았고 그나마도 백여명이 해외에서 중국으로 왔을때 뿐이다. 또 어머니의 말씀을 들었는데 동네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어떻게 통제하냐라고 했더니 마을 주민이 아닌 사람은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또 마을 사람들이 외출하려면 통행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에는 약 230개의 국가가 있는데 중국은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이다. 인구 14억명 이상의 바이러스를 잘 통제하고 있다는 상황을 보면 중국은 대단하다라고 생각된다. 그러고보면 세계 각국에서는 각 제도에 따라 다르게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점심 때 먹은 것은 집 근처 이웃 이모와 동생이 가져다 준 한국 전통 밑반찬이었는데 너무 맛있게 먹었다. 밑반찬은 콩나물 나물, 고사리 나물, 도라지 나물, 무채 나물, 시금치 나물, 풋배추 나물, 호박 나물, 가지 나물이었는데, 통영이라는 곳 특유의 두부와 홍합로 만든 국물이 밥을 비비고 버무려 함께 먹는 것이었다. 또 소고기, 생,선 대파, 햄소세지, 동그랑땡을 가지고 만든 전, 당면, 잡채, 찹쌀떡 등 가지각색의 반찬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 옆에 이웃 이모의 밑반찬이 참 맛있었는데 계속 손이 가는 맛이었다.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으면 나는 정말 먹을 복이 있는 사람인 것 같다. 나도 친구가 주고 간 월병을 이웃에게 나누어 줬다.

밤에는 달 구경을 갔다. 저녁에는 먹구름이 잔뜩 꼈다. 하늘에 별들은 없었지만 달 옆에 아주 작고 밝은 소행성 한 개만이 있었다. 달과 별이 같은 방향으로 나풀나풀 빛나며 있었다. 나는 고개를 들어 명월(明月)을 바라보는 순간 당나라 시인 이백의 정야사(静夜思)가 생각났다. 머릿맡에 밝은 달빛(床前明月光), 땅에 내린 서리인가(疑是地上霜), 고개 들어 명월(明月)을 보고는(舉头望明月) 다시 머리를 숙여 고향을 생각하다(低头思故乡). 나도 모르게 고향을 생각하다가 눈물을 흘렸다. 나는 달도 보고 달도 나를 보고 보는 것 같아 서로 속마음을 이야기 하며 고향을 그리워했다.

중국의 추석은 제월절(祭月节), 월석(月夕), 중추절(仲秋节), 단원절(团圆节) 등이 있는데 둥근 달 모양으로 온 가족이 둘러앉아 풍년의 행복을 기원한다. 추석은 예로부터 달맞이 월병을 먹고 꽃등놀이를 한다. 추석, 설날, 청명절, 단오절과 함께 중국의 4개 전통 명절로 불린다. 원래는 추석이 지나면 쉬지 않았지만 2008년부터 추석은 국가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2020년은 코로나19 때문에 평범하지 않은 추석 명절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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