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슈메이의 한국살이

미슈메이 중국 출신 통영시민

어릴 적, 어느 날 갑자기 사랑스런 흰 비둘기 두 마리가 우리집으로 날아왔다. 하지만 비둘기는 엄마만 찾았는데 엄마가 있을 때 엄마의 어깨에 앉았다. 엄마는 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셔서 비둘기를 잡아서 날려버렸다. 나는 동물을 좋아하지만 비둘기는 날 찾지 않는다. 엄마가 계실 때 비둘기가 또 엄마를 찾아 왔다. 아버지의 설득과 나의 부탁으로 엄마는 마침내 비둘기를 기르는 것에 동의하셨다. 그때는 내가 세상에서 행복한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매일 학교가 끝나면 바로 집으로 뛰어 들어가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었다. 비둘기는 자유롭게 훨훨 날아다니는 게 부러웠다. 내가 먹이를 많이 주지만 비둘기는 여전히 엄마를 찾는다. 아마도 엄마가 비둘기의 원래 주인인 것처럼 생겼나 보다. 몇 달동안 키운 후에 어머니는 내가 공부하는 데 영향을 줄까봐 비둘기를 남의 집에 줬다. 그런데 다음날 다시 엄마를 찾아 날아왔다. 이렇게 몇 번이고 반복했더니 그 후에 아주 먼 집에 주었다. 나는 매일 기다렸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유감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 때 비둘기가 왜 우리 엄마를 찾았는지 그 이유는 지금까지 모르겠다.

이후 한국 통영으로 와서 나는 운동할 때 다시 비둘기를 만나서 매우 기뻐서 쌀을 먹이로 줬다. 처음엔 두 마리인데 지금은 때때로 20여마리를 볼 수 있다. 어느 날 한국 동생이 집으로 왔다. 그 동생이 전에 유치원에서 선생님으로 일을 했었는데, 한국어 발음이 좋지 않은 나에게 동생이 ‘시골쥐와 서울쥐’ 책을 읽어줘서 나는 녹음했다. 그리고 동생이 나랑 함께 운동하고 싶어해서 아침에 같이 운동하러 가기로 약속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공원에서 운동하고 동생이 나에게 여러가지 동작을 흉내내라고 말했다. 어느 날 나는 이상한 꽃을 봤다. 동생에게 물었더니 동생은 “붓처럼 생겨서 붓꽃이라고 부른다”고 한다고 나에게 말했다. 우리가 제자리에서 운동할 때 비둘기가 많이 왔다. 동생이 매일마다 세어봤는데 가장 많을 때는 28마리가 왔다. 나는 우리 집에서 비둘기를 키운 경험에 대해 이야기 해줬다. 이렇게 동생와 함께 즐겁게 열흘 정도를 보냈는데, 어느 날 아침 동생이 갑자기 피곤해서 운동하러 오지 않았다. 여러가지 이유로 해서 운동을 포기한 것이다. 나는 곧 내 마음을 가다듬었다. 이 세상에서 돈과 물건은 잠시 당신의 것이지만 자신의 사랑은 우선 건강이다.

나는 지금도 계속 운동한다. 오늘도 반갑게 비둘기를 만났다. 비둘기들은 어느 나라까지 날아가고 싶을 때 국경이 없다면 그 나라로 날아갈 수 있다. 그들은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정말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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