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바다
우리의 바다
  • 통영신문
  • 승인 2020.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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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수 전 통영해양과학대학 교수

우리나라의 육지 면적은 약 10만 평방킬로미터로 그다지 넓지 않다. 세계 200여 나라 중에서 109위로 중간 정도를 차지한다. 그러나 바다 면적을 합치면 결코 적지않다. 영해와 EEZ(배타적 경제수역)를 포함하면 45만평방킬로미터로 커진다. 우리나라는 작고 자원도 부족한 나라라는 인식들을 가지고 있는데 바다를 포함시키면 제법 큰 나라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바다가 예사롭지 못하다. 우리나라의 삼면을 둘러싸고 있는 동해·남해·서해는 대단히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동해는 깊은 심해의 특징을 가지고 있고, 남해는 육지사이의 해협이며, 서해는 천해의 대륙붕이다. 인접해있지만 3면의 바다는 완전히 다르다.

몇 가지 점에서 비교해 보자. 첫째, 해안과 해저지형이 판이하다. 평균수심은 동해는 수심이 깊어 3,000m에 이르고, 남해는 100m 정도, 서해는 50m에 불과하다. 둘째, 해수의 성질이 다르다. 동해는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고, 남해는 난류가 우세하고, 서해에는 육지 기원 강물이 대량 유입하여 해수와 혼합된다. 수온은 동해가 가장 낮고 서해, 남해의 순으로 차이가 난다. 셋째 조석간만의 차이가 완연하다. 대조차가 동해는 0.2m로 아주 작고, 남해는 2m 정도, 서해는 8m에 이를 정도로 엄청나다. 이러한 차이가 우리의 바다를 다양하고 풍성하며 생산성이 매우 높은 해역으로 만드는 것이다.

동해의 심해층에는 동해에서만 볼 수 있는 해수가 존재하고, 염분이 34.0∼34.1%, 수온이 0∼1℃의 범위에 속한다. 동해는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곳으로 독도, 울릉도, 대화퇴로 이어지는 어장은 태평양에서 손꼽히는 황금어장이다. 동해가 황금어장인 이유는 계절에 따른 한류와 난류 교차가 수산생물을 풍부하게 분포하게 하고, 다양한 해양생태계를 이룰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심해 어종인 명태와 대구의 서식지가 형성되며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가 자라 영양염이 풍부하며 용존산소량이 많아진다. 동한난류를 따라 오징어, 고등어, 꽁치, 도미, 다랑어 등 난류성 어족들이 어장을 형성한다.

남해는 리아스식 해안지형이 잘 형성돼 있고 크고 작은 섬이 많아 '다도해'로 불린다. 대한해협에 의해 육지와 연결되는 반도와 수심이 얕은 만, 섬이 산재해 있고, 구불구불한 해안과 섬이 수산생물 산란장이나 서식지로 최적지이다. 우리나라 섬 60% 이상이 남해에 모여있다. 남해의 해수는 고온·고염의 아열대해수이다. 남해에는 연중 난류가 흘러 양식업 등 수산업이 발달했고, 다양한 섬과 아름다운 바다 경관 때문에 휴양지로도 적합하다. 통영을 중심으로 하는 경남 연안의 양식장은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수많은 섬이 산재한 세계적으로 특이한 지형으로 '한국식 해안'(Korean coast)이란 별칭도 가진다.

서해는 중국에서 흘러나오는 양자강, 황하 등의 영향으로 바다 색깔이 황색을 띠고, 해수가 희석되어 평균염분은 30∼33% 정도로 낮다. 서해에는 참조기와 민어 등 어류와 전복과 꼬막 등 패류, 미역과 김 등 해조류, 젓새우와 흰다리새우 등 갑각류들이 곳곳에 넘쳐난다. 전복, 미역, 천일염 생산량은 3면의 바다 중 압도적이다. 갯벌 또한 전국 50% 이상이 서해에 펼쳐져 있다. 해안지형과 바다 특성에 따라 서식하는 생물과 생태계도 매우 다양해 세계 5대 갯벌에 포함될 정도로 규모가 크고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국력은 국토, 인구, 경제력이 좌우한다. 국토는 영토뿐아니라 영해도 포함된다. 우리나라는 좁은 육지에서 서로 싸움질만 하다가 패망하였다가, 해방 후 바다로 세계로 진출하면서 급속도로 국력이 팽창하였다. 지금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지만 1인당 국민소득 3만불, 인구 5천만이 넘는 30-50클럽에 속해있다. 이 클럽에 속한 나라는 세계에서 일곱나라 밖에 없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그리고 대한민국이다. 불과 50여년 전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였던 우리나라가 기적적인 성장을 이룬 요인은 여럿 있겠지만 좁은 육지에 안주하지않고, 바다를 통해 세계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이런 나라를 헬조선이 망한민국이니 하며 비방을 일삼는 무리들이 판을 친다. 세계를 모르는 자학적 우물안 개구리들이 하는 소리다. 이들이 사라지고 우리의 안목을 바다로 세계로 넓히면 우리나라는 세계적 강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