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슈메이의 한국살이

미슈메이 중국 출신 통영시민

새벽 4시 반쯤 나는 모기 때문에 깼다. 모기는 공격하기 전에 밉살스럽게 알려주곤 한다. 나는 모기와 전쟁을 벌였다. 이렇게 깨고 나면 다시 잠은 오지 않는다.

할수없이 이른 아침밥을 먹었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시험을 치는 날이었다. 중국에서는 시험 치는 날 계란을 먹는다. 마음도 든든하고 영양이 풍부한데다 쉽게 배가 고프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밥을 먹고 삶은 계란 두 개를 먹었다.

12시 50분, 샘물요양보호사교육원의 시험장에 가는 버스를 탔다. 대기 중인 샘물요양보호사교육원 원장선생님이 오셔서 손 소독제와 시원한 음료를 준비해 주셨다. 또 가족사랑재가센터에서는 시험에 꼭 붙으라는 의미로 맛있는 떡을 사 주셨다.

2시 10분쯤 진주 자동차 고등학교 시험장에 도착했다. 시험장에는 약간 긴장된 공기가 느껴졌다. 검문요원이 바람이 새지 않는 횐색 옷을 입고 장갑을 껴서 완전 무장하고 체온을 쟀다. 좌석과 좌석 사이는 일정한 거리로 떼어져 있었고, 에어컨을 키고 창문은 열려 있었다. 원래는 이론시험 1교시 40분 실기이론 2교시 50분으로 두 번 치는데, 오늘은 코로나19 감염예방 위해 1교시와 2교시 90분으로 시행한다.

3시에 시험을 시작했다. 나는 고도로 집중하기 시작했다. 점점 힘이 없어졌다. 실기이론 문제를 풀 때는 머리가 약간 어둑어둑한 느낌이 들었다. 반응이 느렸다. 차를 타면서부터 마스크를 줄곧 착용한 이유일 수 있다. 시험이 4시 반에 끝나고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오니 벌써 6시가 넘었다.

시험은 끝났지만 한 가지 문제가 줄곧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노인의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 나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었다. 사람은 어떻게 살 것인가. 매슬로 연구가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1단계는 생리적 욕구, 배고픔 배설. 수면 등 다시 말해 동물적 본능이다. 2단계는 안정의 욕구, 3단계는 사랑과 소속의 욕구, 4단계는 존경의 욕구, 5단계는 자아실현의 욕구다. 늙어서 최고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 그렇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는 것이다.

아주 힘든 날이었지만 시험을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아주 행운이다. 이런 특별한 인생 경험은 앞으로 없을지도 모른다.

이 시험을 위해 나는 계란도 먹고 떡도 먹었다. 양국의 문화를 이용하며 내가 합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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