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이 불편한 날에는 새벽달 보는 연습을 해
간혹 단단한 미로 몇 개를 만들어
빠져나오는 것에 몰입하는 사이에
잠식해 오던 또렷한 공격을 맞이하는 연습과
씨앗이 들어올 자리를 만드는 연습도 하지

신(神)이 온화한 미소를 짓고
사람들이 태양과 별을 숭배하던 시절
순한 사람들은
태양이 태어난 곳을 찾아나서는 고행을 기억해 냈을테지
그들 안에서 영웅들이 차례로 만들어지고
단정하고 둥근 방들이 생겨나던 우주

목성이 두른 띠처럼 이마가 붉고
부러지지 않은 뼈가 없던 사람들은
영웅을 만들던 시퍼런 언월도(偃月刀)는 밤하늘에 숨겼지
샛노란 노을로 쫓아가는 꿈을 꾸는
부화를 기다리는 태양
둥근 배열 속 우주로 날다

정소란(시인)

정 소 란
한산도에서 출생하여
월간 조선문학으로 등단,
현재 죽림에서 꽃집을 하며
시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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