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 대 이어 1990년 나전장(끊음질) 보유자 지정

송방웅 나전장(국가무형문화재 제10호)이 노환으로 20일 별세했다.

나전장은 전복이나 조개껍데기로 문양을 만들어 옻칠로 가구 등에 붙이는 기술이다.

송 장인은 통영에서 활동한 나전장 보유자였던 부친 송주안(1901~1981)의 대를 이어 나전기술을 익혔다.

1985년 전승공예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송 장인은 1990년 국가무형문화재 나전장(끊음질) 보유자가 되었다.

송 장인은 생전 전통적 기법에 바탕을 둔 뛰어난 작품들을 제작했으며, 나전칠기 전승.보전에 헌신했다. 올해 3월 건강상의 이유로 전승 활동이 어려워져 명예보유자가 됐다.

송방웅 선생의 아버지 송주안 나전장은 김봉룡 선생과 함께 통영 나전칠기의 쌍벽을 이루던 장인이었다. 김봉룡 선생이 원주와 서울에서 활동을 했던 것과 달리, 송주안 선생은 평생 통영을 떠나지 않고 나전장 일을 했다.

송방웅 선생은 1940년 9월 7일 나전칠기의 본고장인 경남 통영군 통영읍 조일정 25번지에서 부친 송주안 선생과 모친 김얌지 여사 사이에서 2남 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통영고등학교에 입학한 그는 한때 문학가의 꿈을 안고 시집과 소설책들을 닥치는 대로 탐독했던 소년이었다. 그러나 가정형편은 더 이상 공부를 시켜줄 수 없었고, 송주안 선생은 “내 밑에서 나전칠기를 배워라.”며 나전장이 될 것을 권유했다.

당시는 초등학교를 겨우 졸업하거나 졸업하지 못한 이들이 공장이나 작업장에 들어가 기술을 배우는 때였으므로 고등교육까지 받은 19세 청년이 기술을 배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송방웅 선생은 아버지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어린 기술선배들에게 핀잔을 당하면서도 기술 연마에 매진했다. 문헌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고, 전국의 박물관이란 박물관은 안 다녀본 데가 없다고 한다.

나전칠기 입문 10년 되던 해, 드디어 아버지 송주안 장인은 “이제 네 작품을 해봐라.”며 인정을 해주었다.

송방웅 선생은 1977년 제2회 인간문화재공예전에 첫 출품을 하여 장려상을 수상한 이후 각종 대회에서 수상, 장인으로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1985년 제10회 전승공예대전에서는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1979년 부친인 송주안 선생은 79세의 고령의 나이로 국가무형문화재 제54호 끊음장으로 지정을 받았지만 2년 만에 8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송방웅 선생은 1990년 50세의 나이로 선친의 뒤를 이어 국가무형문화재 제54호 끊음장으로 인정받았다. 그리고 1995년 제10호 나전칠기장과 종목이 통합되어 제10호 나전장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대를 이어 국가무형문화재가 된 것이다.

얇은 직선을 끊어서 무늬를 만드는 끊음질은 가로세로 사방 어디에서도 똑같은 간격의 무늬가 되도록 해야 한다. 송방웅 선생은 평소에 0.1mm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의 아버지 송주안 장인이 “정신일도 하사불성”을 강조한 것과 같은 의미로, 집중력으로 나전의 정교함을 만들어낸 것이다.

송방웅 나전장의 별세로 이제 통영의 국가무형문화재는 보유자 8명, 명예보유자 2명이 됐다. 송방웅 선생의 제자로 양옥도 장인이 전수장학생으로 있으며, 장철영 장인이 이수자, 양상하 장인이 전수장학생으로 있다.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이 모두 세월 앞에 서 있는 이 때, 통영의 문화전승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다.

연표

1940년 출생

1980년 제5회 전승공예대전 장려상

1981년 나전칠기 우수제품 경진대회 최우수상

1982년 제6회 전승공에대전 문공부 장관상 수상

1983년 제7회 전승공예대전 문공부 장관상 수상

1984년 제8회 전승공예대전 국무총리상 수상

1985년 전승공예대전 특별상 수상

1986년 제10회 전승공예대전 대통령상 수상

1989년 경상남도 공예조합 이사장

1990년 제24회 전국기능경기대회 나전칠기직종 심사위원

1992년~1999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장 기능보유자 인정

1993년 전승공예대전 심사위원

1995년 서울무형문화재기능보존협회 이사장

1996년 경상남도 추천상품 심사위원

2000년 통영무형문화재보존협회 이사장

2001년 한국칠문화협회 부회장

2003년 한국전통공예특별전(중국 공예전시관) 등 다수의 해외전시

2005년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심사위원

2012년 경상남도 공예품 전시판매관 준공기념 3인 초대전 무형문화재초대전

저작권자 © 통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