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딜 수 없는 향수를 품게 만들
야행의 본성이 강한 전령사
흩뿌린 검은 구름이 가까울수록
꽃 색은 돋아나기 시작 합니다

목을 꺾은 기다림은 새파랗게
당신에게 보내는 징후로 남기고
유연한 꽃잎은 흡사 절정의 무엇!

흔들리는 발목에 힘을 줄만큼
도무지 읽히지 않던
파란 발색의 비밀을 알아버리고
당신이 올만한 시간이 이쯤이라는 예감을 합니다

청마(靑馬)의 깃발 한 조각이 떨어진 것처럼
꽃잎 흔들다 지는 순간에 마주한 바람에게
몇 가지 강렬한 이야기는 접어두고
공기가 가라앉는 곳에서 핀 새파란 그리움
그 색을 풀어내어 물들자 합니다

정소란(시인)

정 소 란
한산도에서 출생하여
월간 조선문학으로 등단,
현재 죽림에서 꽃집을 하며
시를 쓰고 있다.
저작권자 © 통영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