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슈메이의 한국살이

미슈메이 중국 출신 통영시민

지난 주 월요일 아침, 집에서 8시 15분 쯤 출발해 재가 시설을 갔다. 버스를 타고 첫 번째 집에 도착했다. 오전에 이 집에 계시는 분은 90세 할머니이시다. 지팡이로 천천히 걷는데 걸을 때 왼쪽 다리에 힘이 없어 보인다. 나는 얼굴에 미소를 띄고 인사를 했다. 알고보니 아들 며느리와 손자와 함께 살고 있었다. 노인은 매우 검소하다. 비 오는 날에도 전기를 아끼기 위해 전등을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 엄마도 이 할머니처럼 매우 검소하시다. 그리고 집에서 창문을 자주 열지 않아서 공기가 별로 좋지 않았다. 노인은 추위를 탔다. 지금 이렇게 더운 날인데도 노인은 아직도 털조끼를 입고 있다. 그러고보면 젊은 사람과 노인은 큰 차이가 있다. 모든 사람은 젊을 때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간다. 이 할머니를 보면 지금은 백세시대다. 나의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라고 생각하면 좀 슬픈 느낌이 들었다. 노인은 고스톱을 좋아한다. 고스톱을 칠 때 기운을 내고 계산이 정확하다. 보아하니 이 방법으로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을 것 같다.

11시에 끝내고 나서 버스를 타고 다른 집으로 갔다. 이 집은 마당이 있는 단층집인데 85세의 할머니가 살고 있다. 밭에 채소도 심고 정원에서 키우는 귀여운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강아지가 나를 향해 꼬리를 흔들며 환영했다. 이 할머니에겐 아들과 딸이 있지만 혼자 사신다. 허리가 아픈 건지 지팡이로 천천히 걷고 밥을 잘 드신다. 노인은 눈이 좋지 않다. 같이 온 요양보호사는 6년동안 이 일을 해서 할머니와 의사 소통을 잘한다. 갑자기 노인은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혼자 사는 게 외로워서 그럴까, 눈물이 자주 나는 이유일까. 밭에 심은 가지를 보며 팔지 말지 할머니에게 물었다. 나는 가자를 사고 요양보호사는 열무를 샀다. 그리고 3시쯤 떠날 무렵, 그 귀여운 강아지는 날 멀리까지 데려다 줬다. 이 정원과 할머니, 그리고 강아지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룩주룩 흘렀다. 나는 강아지에게 “할머니를 잘 지켜라. 어디로 가면 안돼. 알았지”라고 말했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차가 없어서 함께 걸어 갔다. 요양보호사가 나보다 나이가 많아 나는 야채가 든 봉지를 들었다. 30분 후에 세번째 집에 도착했다.

세 번째 집도 할머니가 90세이다. 두 다리를 수술을 해서 걸을 수 있다. 그런데 말을 잘 안 하신다. 존댓말로 인사를 했다. 청소기로 방, 거실, 주방을 청소하고 마루와 방을 닦았다. 6시 30분쯤 끝나고 나서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고 집에 도착하니 7시 20분쯤 되었다. 오늘 하루동안 특별한 실습의 경험이었다. 저녁을 먹고 싶지 않았다. 나의 노후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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