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가등록문화재로 고시된 초정 생가 

초정 탄생 100주년을 맞아, 초정 선생의 유품이 통영시의 품으로 돌아온다.

올해는 시조시인 초정 김상옥 선생이 태어난 지 100주년, 서거하신 지 16주기가 되는 해이다.

선생의 100주기를 맞아 최근 맏딸 김훈정 씨와 차녀 김훈하 씨가 소장하고 있던 아버지의 유품을 비롯하여 부산의 고 김재승 박사(아들 김재석)에게 위탁 관리하고 있던 유품 다수를 통영시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004년 선생이 타계하신 이후 유족들은 통영시가 항남동 초정거리 안에 있는 선생의 생가(통영시 항남동 64번지)를 매입하여 이를 기념관으로 활용하면 조건 없이 유품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초정의 향기가 가득한 초정거리

통영시는 2008년 생가가 있는 항남 1번가 골목을 초정거리로 명명하였다. 이후 생가를 구입하여 이를 기념관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수차례 생가 건물을 매입하려고 했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번번이 실패했다.

심지어 의회에 상정된 공유재산관리계획 심의회 때 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집행부가 유품 기증 목록까지 제출하였으나 부결된 일도 있었다.

최근 문화재청이 통영시 소재 초정 김상옥 생가를 비롯한 9동의 통영근대역사문화공간을 국가등록문화재로 고시(문화재청 고시 2020-24호(2020.3.9.)하였다. 이에 통영시가 연차적으로 이들 건물을 매입하여 보존할 계획이라는 사실을 전해들은 유족들은 사전의 약속을 지켜 기꺼이 유품 기증 의사를 밝혀 왔다.

유족들이 보낸 기증 목록에는 시집·시조집·산문집 초판본 등 값진 도서 다수

초정의 유품

와 전시회 도록(圖錄), 친필 편지, 육필 원고, 초정 소장 책자, 김상옥 시전집 등 초정 관련 책자·자료, 그림· 글씨· 도자기 등 초정 작품, 초정의 소장품· 골동품, 현판 등 다양한 종류의 유품이 기록돼 있다.

유족들은 “서울 평창동의 ‘영인문학관’에서 수차례 기증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아버지의 유품은 아버지가 나고 자라고 문학의 영감을 얻었던 고향 통영시민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이 옳겠다.”는 의지를 줄곧 표명해 왔었다.

김성익(맏사위)씨와 김순철(당시 통영시 문화예술계장, 현 통영쪽빛감성학교PD), 통영시(문화예술담당)는 6월 초부터 현재까지 유품인계인수 문제를 협의해 왔는데, 최종적으로 오는 23일 오후 2시 통영시장실에서 기증식을 갖기로 협의했다.

실제 유품은 서울에서는 8월 5일, 부산에서는 8월 20일 최종 인계받아 통영시립박물관 수장고에 우선 보관하게 된다. 차후에 통영시가 초정의 생가를 초정기념관으로 리모델링하면 유품을 오롯이 전시·보관할 계획이다.

초정 거리에 있는 동상

초정 김상옥 선생은 1920년 3월 15일 경남 통영군 길야정 64번지(현 통영시 항남동)에서 아버지 김덕홍과 어머니 진수아의 1남 6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1939년 시 <봉선화>가 가람 이병기의 추천을 받아 《문장(文章)》지에 추천을 받고, 동아일보 시조 공모에 <낙엽(落葉)>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1949년 작곡가 윤이상이 부산에서 출판한 첫 작곡집 《달무리》에 조지훈의 <고풍의상>, 박목월의 <달무리>, <나그네>와 더불어 김상옥의 <추천>, <봉선화(편지)>가 함께 수록되었다. 1951년 동아대학교 교가를 윤이상 작곡, 김상옥 작사로 제작하였다.

광복 이후 마산고, 삼천포고, 부산여고, 경남여고 등에서 교편을 잡았고 부산과 경남에서 많은 인재를 길러냈다. 시(詩), 서(書), 화(畵)에 두루 능하였던 초정 선생은 서울 인사동에서 골동가게 ‘아자방’을 경영하기도 했다.

삼양문화상, 보관문화훈장, 노산시조문학상, 중앙시조대상, 충무시문화상, 가람시조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2004년 10월 31일 84세의 일기로 타계하였다.

그의 고향 통영에는 봉선화 시비, 초정거리, 초정 좌상 등이 있고 매년 초정 김상옥 시조문학상을 시상하고 있다.

초정 선생의 책상과 지필묵
초정 선생의 친필
초정의 글씨가 쓰인 도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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