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슈메이의 한국살이

미슈메이 중국 출신 통영시민

3년 전 이사를 온 나는 군자란, 선인장, 호야나무, 고무나무, 하늬, 개운죽, 담쟁이덩굴 등 각종 화초와 새싹을 사들였다. 그리고 꽃을 파는 가게 주인에게 꽃에 물을 주는 시간을 물었다. 선인장은 한달에 한 번, 하늬는 2주일에 한 번, 고무나무는 일주일에 한 번 물을 준다. 꽃에 물을 주는 시간이 달라서 달력에 기록했다. 그리고 어떤 꽃을 침실에서 기를 수 있는지 컴퓨터에서 찾아보고 다른 꽃들은 베란다에 놓았다.

꽃을 기르는 것은 쉬워 보였는데 기르기는 쉽지 않았다. 나는 꽃가게 주인이 하는 말에 따라 물을 주는데 꽃들이 물을 듬뿍 머금고 있었다. 선인장은 한 달에 한 번 물을 주는데 너무 물을 듬뿍 먹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장마철이라서 그런가? 밑둥을 확인해보니 썩어 있어서 미안한 마음이 들어 상심했다. 하늬와 호야나무에서 누렇게 변한 잎을 가지고 꽃 가게를 찾아 물어보러 갔다. 주인이 잎을 보고 “물을 많이 줘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 후로 날씨 상황과 계절에 따라 생각을 해서 물을 줬다.

나는 비료를 주지 않는다. 매일 차를 우려 먹는데 오늘 우려낸 차는 내일 마시면 안된다. 차는 많은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차가 남을 때 꽃에 우려낸 물을 줬다. 화초가 점점 큰 후에는 큰 화분으로 바꿨다.

군자란은 매년 5월에 꽃이 피었는데 올해는 6월 중순인데도 꽃이 피지 않았다. 나는 6월 초부터 자주 군자란에게 말했다. “어째서 너는 아직도 꽃이 피지 않는거야? 바이러스 스트레스 때문일까?” 그런데 군자란이 내 말을 알아들은 것 같았다. 18일 아침, 갑자기 중간에 작은 꽃을 한 송이 피웠다. 드디어 꽃이 피기 시작했다 “하하! 고마워! 친구야” 나는 군자란의 잎을 깨끗이 닦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학원에 오니 기분이 좋아서 얼굴에 하루 종일 미소를 띄며 옆에 앉은 학우도 오늘 왜 기분이 좋은지 물어봤다.

하늬는 지금까지 다섯 새싹이 피었다. 나는 그 새싹을 뜯어서 이웃의 이모에게 친구와 동생에게 나눠줬다. 그리고 잘 키워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노동의 결과를 보면서 기뻤다.

작년에 고성에서 도자기 체험 활동을 할 때 차나무를 처음 봤다. 그 때 나무에 꽃이 피고 열매도 있었다. 선생님은 씨를 따도 된다고 해서 세 개를 가져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씨앗을 화분에 심었다. 자주 관찰했더니 올해 봄, 싹이 하나 텄다. 차나무인지 아닌지 궁금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고성 도자기 선생님께 물어봐야겠다.

집안에 꽃 친구가 있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하다. 꽃이 있어 집안도 푸근하다. 그들을 친구처럼 지내고 삶을 즐기고 이야기도 많이 하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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