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썬종합에너지 대표이사 강평호

“기술이 나라를 살립니다.”

통영 (주)썬종합에너지 강평호 대표이사(64)는 우리나라는 기술로 승부해야 한다고 믿고 있는 사업가이자 발명가다.

(주)썬종합에너지는 일반고압가스 충전과 판매를 하고 있는 에너지 회사다. 흔히 알고 있는 연료용 LPG도 하지만 주로 산소, 질소, 수소, 이산화탄소 등 산업용 가스를 충전하고 판매한다.

원래 굴과 홍합 양식을 하던 그가 가스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90년 3월 거제시 연초면 연사리에서 LPG자동차충전소를 시작하면서부터다. 그는 가스를 충전해 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더 효과적으로 기체를 압축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 1992년에는 우리나라서 가장 큰 에너지 생산 공장인 ‘우주가스산업’을 설립해 1998년까지 경영했다.

110억의 평가를 받은 액체가스구조충전물 모형

그리고 2003년부터 (주)썬종합에너지를 설립,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사이 강 대표는 11개의 특허와 상표를 취득했다. 운영하고 있는 에너지 회사와 관련한 ‘가스충전용 구조물’, ‘공기호흡기용 충전기’ 같은 특허만 있는 것이 아니라, ‘멍게막걸리’, ‘액자형 벽걸이화분’ 같은 일상 속의 특허가 더 많다.

2005년 강평호 대표가 처음 발명한 복수공기층 의류용 소재는 ㈔한국기업기술가치평가협회에서 11억원의 가치를 매겼다. 2011년에 발명한 가스충전용 구조물은 무려 110억 원의 가치가있다고 평가됐다.

강평호 대표가 이번에는 인공 미끼와 장어 따는 기계를 발명했다.

“원래는 장어전문구이 집 프랜차이즈를 하고 싶어서 시장조사를 해봤어요. 전국에 바닷장어구이집, 민물장어집이 5만 개 정도 되더군요. 이런 과정에서 장어를 잡을 때 쓰는 미끼가 모두 러시아나 일본에서 수입한다는 것을 알게 됐지요. 미끼 수입에 연 천억 이상을 쓴다니, 그것을 대체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또 장어집 프랜차이즈를 하려고 생각하다 보니 가장 곤란한 것이 장어 잡는 숙련된 기술자를 찾을 수 없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장어 따는 기계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강평호 대표는 통영에서 수산업을 하고 있는 한일무역 김종옥 대표와 만나 이런 것들이 개발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김종옥 대표는 “만약 그런 물건들이 만들어진다면 통영 수산 발전에 큰 도움이 되겠다.”면서 아무 조건 없이 1천만원을 개발비로 지원해 주었다.

그 돈을 종잣돈으로 하여 강평호 대표는 2억원을 투자, 인공미끼와 장어손질기계를 개발했다.

여러 차례 반복해 실험하면서, 인공미끼는 장어뿐 아니라 꽃게, 문어, 해삼이 모두 좋아한다는 데이터를 얻었다. 그래서 이 인공미끼의 이름은 ‘다자바’다.

“그동안 장어 잡는 미끼는 멸치, 오징어 같은 수산물이었습니다. 미끼를 보관하기 위해서는 냉동창고, 인건비, 연료비 등의 부대비용이 들어갔지요. 그러나 이 인공미끼를 사용한다면 막대한 수입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보관이 쉬워 냉동창고,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미끼로 인한 장어 폐사율도 ‘제로’가 됩니다.”

생선은 한 번 쓰고 버리지만 인공미끼는 1주일을 쓸 수 있고, 또한 시간이 지나면 자연분해되니 친환경적이기도 하다. 인공미끼를 생산하면 미끼 수급도 안정적이 된다.

장어 따는 기계인 ‘피쉬마스터’로 직접 시범을 보여주고 있다.

장어 따는 기계는 ‘피쉬마스터’라고 이름 붙였다. 살아 있는 장어를 넣기만 하면 바로 포가 돼서 나오는 기계다. 가시와 내장을 순식간에 발라주는 데다 머리까지 그대로 손질돼 활어 상태의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

“통영은 수산의 메카이면서도 잡는 일에만 매진해 왔습니다. 이것을 효과적으로 처리하여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데는 좀 소홀했지요.”

강평호 대표는 이 미끼와 기계가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줄여 주어 소비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 기술을 팔겠습니다.”

강평호 대표는 기술만 사겠다고 하면 기술만 팔고, 기계를 만들어달라고 하면 주문제작을 해 줄 작정이다. 지적 재산에 대한 거래를 제안한 것이다.

본인이 스스로 지적재산을 만들고 있는 발명가이기에, 강평호 대표는 얼마나 많은 특허와 아이디어들이 활용할 수 있는 주인을 만나지 못해 사장되고 있는지를 알았다. 그래서 2015년에 설립한 곳이 ‘㈜PH아이디어뱅크’다.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 최초 지식재산권거래소다.

“외국에서는 특허 같은 지적 재산이 은행 담보로 활용될 만큼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도 점점 ‘지식이 재산이 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PH아이디어뱅크에는 강평호 대표의 특허뿐 아니라 수천 개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특허권이 데이터베이스화되어 있다. 각각의 특허권은 전문가들이 특허의 가치를 감정해 가격을 매기고, 누구나 살 수 있도록 공개했다. 기술을 가진 사람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지적재산을 거래할 수 있는 직거래 장터인 셈이다.

요즘 강평호 대표는 도산면 법송단지 1천 평 되는 부지에 수소연료전지 발전소(3MKW), 수소충전소와 LNG 충전소를 설계하고 있다.

“미래에너지는 수소와 LNG입니다. 수소는 물을 분해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 미래에너지로 각광받고 있지요.”

강평호 대표는 오늘도 한발 앞서 미래를 내다보고 힘찬 걸음을 걷는다.

서울시 모든 전철역으로 나가는 공기호흡기 공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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