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낸다고 흘러가는 노래 소리

지나가는 햇빛 길가에 잠시 머문 소리

낮은 바람 돌담으로 이는 소리가

어여삐 찾아드는 구중궁궐(九重宮闕)에

어디서 누가 찾아온다던

숨겨둔 약속을 그 속에서 찾아내거든

선연한 잎맥에 그려 넣은 언약을 읽어주오

수런거리는 이들 모여들거든

얼굴 모아 부르는 보통의 눈빛

개울물 건넌 처연한 전설을

발밑에 들리던 물소리로 등불 달아 주오

보일 듯 번지는 몸짓

꽃은 저들끼리 연주를 하니

아껴보아 주오

배 한 척 돌아가는 바다 기슭에

소리 내며 부딪히는 쪽물 내는 풍경을

정소란(시인)

정 소 란
한산도에서 출생하여
월간 조선문학으로 등단,
현재 죽림에서 꽃집을 하며
시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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