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식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정한식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통영의 초입인 원문고개에 해병대 통영상륙작전 기념관이 있다. 이곳에서는 죽림만과 북신만 그리고 고즈넉한 통영 시내를 바라볼 수 있다. 바다, 섬 그리고 육지가 사이좋게 배치되어 있고, 하늘 높은 곳의 하얀 구름은 그 지붕을 대신하여 주고 있다. 통영 상륙작전 성공으로 조국을 구한 김 성은 장군 동상을 만나게 되고 해병대의 살아 있는 전설로 기록되어 있다. 1950년 9월 인천 상륙작전 이전, 북한군은 통영을 통하여 마산, 진해, 거제 그리고 부산으로의 협공을 계획하였다. 그해 8월에 고성으로부터 통영으로의 북한군 침공에 대응한 통영지구 해병대의 상륙작전이 있었다. 통영의 청년들은 줄지어 해병대에 자원입대하였고, 그토록 치열한 전쟁은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귀신 잡는 해병대’의 신화는 이렇게 하여 통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만일 통영 상륙작전의 성공이 없었으면 조국을 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조국의 아찔한 순간을 통영이 구한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나는 전후 세대이다. 논산 훈련소를 거쳐서, 강원도 최전선에서 이등병으로 생활을 시작하여 병장으로 제대하였다. 당시의 군 생활에서의 애환도 있었고, 배움도 많이 있었다. 전쟁터에 나가지는 못하였지만 나름의 훈련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나의 경험과 실제 전쟁을 치룬 부모님들 또는 선배님들의 내용과는 비교할 수 없다. 모두가 평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지구촌에는 끝없이 전쟁이 지속되고 있다. 첨단 군사무기 개발에 여념이 없고, 새로운 무기 개발에 성공한 나라는 자랑을, 그에 대응하는 국가는 움츠리는 세상이 되었다. 아직도 세계는 동서 냉전과 남북문제를 풀어야 평화가 올 수 있다.

코로나19와 새로운 전쟁을 하고 있다. 그간의 전쟁보다도 더 큰 공포가 다가왔다. 보이지 않고, 어떻게 전파되는 지도 모르고, 백신이나 치료제도 아직 없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구 경북지역에 수많은 감염자가 발생하였고 전국으로 전파되고 있는 비상한 시국이다. 정부도 나섰고, 전국의 수많은 의사와 간호사가 자원하여 대구로 모이고 있다. 의료용품 지원을 위한 크고 작은 기부 소식도 수없이 접하고 있다. 인근 지자체에서는 병상을 지원하고 있다. 제약회사에서는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어떤 나라인가? 수많은 희생으로 일제 강점기를 벗어났고, 통영 청년들의 해병대 자원입대 그리고 그들의 피 흘린 전투에서의 승리로 우리의 조국을 구하였다. 지금 수많은 의료인들과 국민들이 자기희생을 감수하면서 코로나19 극복에 나서고 있다.

누굴 탓할 것인가?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면서, 이 난국을 하루 빨리 헤쳐 나가길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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