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항일운동의 뿌리 찾는다

1972년에 30명의 애국지사를 기리며 세운 3.1운동 기념비

통영의 항일독립운동가 176명을 발굴한 통영시 항일독립운동가 전수보고서가 발간됐다.

3.1운동 100주년이었던 지난해, 통영시는 ‘미발굴 독립운동가 전수조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사)대한민국지식중심 박철규 상임이사(현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장, 연구원 김상현 ․ 이진우)에 ‘통영시 미발굴 독립운동가 전수조사 학술연구용역’을 의뢰했다.

그 결과로 나온 이번 전수보고서(통영시 미발굴 독립유공자 전수조사 학술연구용역 보고서)에는 국가기록원이 소장한 형사사건부, 수형인명부, 형행원부, 용의조선인명부와 통영시 및 읍면동에서 소장한 범죄인명부, 명죄인색인부, 수형인명부 등을 검토하여 항일독립운동가 267명의 공훈을 담고 있다.

이 가운데 이미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은 48명 등을 제외하고, 정부포상 및 서훈 신청이 가능한 인물은 176명이다.

예를 들어 “조선 사람에게는 교육이 필요치 않다. 보통학교만 나오면 사상이 악화되어 불량한 짓을 하고 사회운동의 선봉이 된다”는 친일 망언을 한 김기정 경남도평의회 의원에 대해 규탄운동을 펼친 통영의 대표적인 항일독립운동인 1927년 김기정 징토사건 참여자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김동근(통영면 길야정, 대구복심법원, 소요상해죄 징역 1년), 김상훈(통영면 명정리, 대구복심법원, 소요 상해죄 징역 10월) 등을 판결문은 물론 형사사건부, 형사항소사건부, 수형인명부 등 각종 증빙 자료를 통해 확인하였다.

이 사건과 관련해 박봉삼(항일운동 지도자), 이태원(징역 10월), 최천(징역 6월 집행유예 3년) 등은 공헌을 인정받아 이미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 받았다.

또한 일제 강점기 내내 독립운동에 헌신한 허씨 집안 3대의 항일독립운동 사실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허언의 후손인 허씨 일가는 허언의 5남인 허승완(일명 허승환․ 1894년생), 7남인 허장완(1899년생)은 이미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여받았는데, 이번에 허승완의 아들 허창일(1913년생)과 허언의 손자(장남 허성완의 아들) 허지오(1915년생)의 항일독립운동 사실을 추가 확인하였다.

통영시가 조사한 미발굴 독립유공자 전수조사 보고서가 나왔다.

이번 전수조사는 전국 최초로 통영이라는 기초지역을 대상으로 독립운동가 발굴을 위한 전수 조사를 실시한 점과 항일독립운동가 176명을 발굴함으로서 통영시민의 자부심과 긍지를 드높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통영시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통영지역항일독립운동사’를 발간할 예정이다.

독립운동사를 집필, 발간하면 보훈처 국가유공자 포상의 근거가 더욱 명확해지고, 해당 독립운동가에 대한 추가 사실 확인을 통해 공훈의 등급이 높아질 수 있다. 또한 국가유공자 공훈 심사에서는 전문연구자들의 저작을 우선적으로 존중하는 경향이 있어, 대학교수급 전문가들을 참여시킬 방침이다.

통영시 주민생활복지과 관계자는 “통영시 항일독립운동가 전수보고서와 독립운동사가 발간되면 통영시는 명실공히 ‘독립운동도시 통영’으로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통영시민 및 학생들을 위한 역사 교재로 활용함으로써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영시 미발굴 항일독립운동가 전수조사는 2018년 통영시의회 김미옥 기획총무위원장이 ‘통영 3.1독립만세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제안했으며, 통영시는 2019년 전수조사 보고서 발간이라는 성과에 이어, 2020년 통영독립운동사 발간 추진을 통해 새로운 항일독립운동가의 서훈은 물론 독립운동도시 통영의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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