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김영수 현대미술전-행위(行爲)’가 오는 11일부터 2월 16일까지 용남면 동달안길에 있는 이광빌딩 2층에서 전시된다. 주제가 ‘행위’인 만큼 전시하는 과정에서도 행위가 이루어지는 특별한 전시다.

김영수 작가

김영수 작가(49)는 부산해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목공소를 운영하다 우연한 계기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미술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특별히 예술 교육을 받은 적도 없지만, 그는 폐품을 활용한 파격적인 작품으로 첫 전시회부터 세간의 이목을 모았다.

그의 작품은 사람들이 쓰다 버린 물건이나 버려진 쓰레기에서 발견한 잔해를 이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정크아트(Junk Art)다. ‘폐품·쓰레기·잡동사니’를 뜻하는 정크(Junk)와 아트(Art)의 합성어인 정크아트는 리사이클링아트(​Recycling Art)라고도 한다.

2017년부터 본격적인 전업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해, 회화, 조소, 설치까지 작업하고 있으며, 회화를 포함해 총 4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을 했다.

2018년 11월부터는 홍성 이응노 문화마을에서 ‘아프리카 홍성 창작소’를 운영하며 창작놀이 프로젝트를 통한 공공미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가 통영에 내려온 건 6개월 전 여름이다. 고향이 통영인 어머니가 몇 년 전부터 통영에 내려와 살고 있었고, 통영을 오가면서 바닷가 마을인 통영에서 김작가가 추구하는 설치미술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통영이 양식업을 하다 보니 뗏목이 많습니다. 이것들이 세월이 지나면 모두 쓰레기로 쌓이는데,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통영이지만, 한편에서는 어쩔 수 없는 폐스티로폼 부자들이 풍경의 하나로 자리잡을 수밖에 없다. 폐기물로 작업을 하는 정크아티스트의 눈에 아름다운 바다와 대비되는 그 그림자는 환경에 대한 캠페인적인 설치미술을 구상하게 만들었다.

이번 전시회는 관람 시간이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4시간이다. 김작가는 정식 갤러리가 아니고 미분양된 상가를 빌려 하는 전시회라 이런 제약이 따르게 됐다고 말한다.

“이 신축 상가는 사무실 용도로 지어진 것이어서 온통 창으로 되어 있습니다. 낮에는 빛이 너무 많아서 제가 의도한 메시지와 담고 싶었던 것이 표현이 안 되어, 밤에만 전시를 하게 됐습니다.”

이번 전시가 끝나면 3월부터는 도남동 루지 앞에 있는 카페에서 야외 설치 전시도 예정돼 있다.

농촌인 홍성에서는 하우스 파이프나 트랙터와 이양기 부품들, 버려진 농기구 부품들이 예술이 되었는데, 어촌인 통영에서는 어떤 재료들이 새생명을 얻게 될는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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