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슈메이의 한국살이

미슈메이 중국 출신 통영 시민

나는 한국말 잘 하고 싶어서 통영시 종합사회복지관에 있는 다문화센터 한국어 교실에 다닌다. 그런데 어느 날 다른 교실에서 '가 나 다 라 마 바 사' 자음 모음 연습 소리가 들렸다. 나는 한국어 발음이 안 좋아서 그 교실로 들어가 보았다.

그 교실은 매우 특별한 교실이었다. 반 안에는 7학년 8학년 학생들이 있다. 즉 70대 80대 할머니 할아버지다. 7학년 8학년 이지만 수준은 초등학생 1학년 같다.

선생님은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고 정년퇴직을 하신 분인데 그 선생님은 대단하다. 할머니가 나이도 많고 귀도 안 좋아 선생님이 큰 소리로 말한다. 자음 모음부터 공부한다. 선생님이 열심히 가르쳐 주시지만 선생님이 여러번 말해도 학생들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른다. 나는 외국인인데도 알아듣는데 한국인이 못 알아듣는다. 할머니가 제일 어려워하는 건 받아쓰기다.

집중도 하고 긴장도 한다. ‘우리 가족’을 ‘오리 가죽’으로 쓰고 ‘대한민국’을 ‘대한미국’으로 쓰고 있다. 몇 번 해도 잘 안 된다.

만일 노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때 선생님은 웃으며 농담하고 지적하고 학생들이 기분 좋은 상황에서 공부를 시킨다. 나는 깜짝 놀랐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했는데 왜 잘 안 될까? 느낌이 궁금했다. 그럼 나도 나이가 더 먹으면 이렇게 될까? 겁이 났다.

할머니는 나를 좋아한다. 나도 할머니를 엄마처럼 생각한다. 다른 것은 우리 엄마는 매일 책을 읽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을까?

선생님은 어른들이 좋아하는 ‘묻지 마세요’ 노래 가사를 가르친다.

‘묻지 마세요 물어보지 마세요 내 나이 묻지 마세요. …여기까지 왔는데 앞만 보고 왔는데 지나간 세월에 서러운 눈물 서산 넘어 가는 청춘 너 가는 줄 몰랐구나. 세월아 가지를 말어라’ 할머니가 이 노래를 너무 좋아한다. 특히 ‘세월아 가지를 말어라’ 이 부분을 부를 때는 책상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른다. 그냥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받아쓰기까지 한다. 가사를 숙제로 내주고 학생들이 노래 부르면서 공부를 한다. 하하 호호 젊은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 와! 효과가 있다.

선생님은 공부만 잘 가르치는 게 아니라 쉬는 시간도 이용해서 운동도 한다. 공부를 잘하려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한다. 운동 후에 함께 손을 둥글게 잡고 노래를 부르며 행복해진 기분으로 공부를 다시 시작한다.

나는 선생님처럼 가르치고 싶다. 그리고 나이도 있는 할머니가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나도 끊임없이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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