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식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정한식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통영에 있는 결혼여성이민자들에게 한글 교육을 하기로 하였다. 이민자 20만 명 시대에 접어들었다. 최근 매년 일만 명의 이민자가 등록된다고 한다.

이제 본격적인 다문화 시대에 진입하였다. 외국에서의 생활 경험은 일본, 인도네시아와 태국이다. 이곳에 생활하기 위하여 출국 전에 언어 교육을 열심히 받았으나, 막상 현지에 도착하면 언어 소통에 애로가 많았다. 특히 현지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여 겪는 애로 또는 에피소드도 많았다.

2년 전부터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사과정을 이수하고,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전공의 학사학위를 받았고, 자격증도 갖추게 되었다. 이러한 교육과정을 이수하기 전에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쉽게 생각하였다.

‘나는 한국어를 능숙하게 한다’라고 생각했고, 어쩌면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데 자신감마저 있었다.

그러나 한국어교원 자격을 따기 위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실습수업을 한 학기를 마친 지금 생각해 보니,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각종 조사(助辭) 활용과 높임말 이용법 등의 문법체계가 어렵고, 그것을 외국인에게 가르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웠다.

5개 국가의 10명을 선발하여 교육에 임한 지 15주가 되었다. 아내는 한국어 교육담당, 나는 한국문화 교육담당으로 임무를 분담하였다.

그간 통영시립박물관 관람, 전통무용 체험, 보천도예창조학교 도자기 만들기 체험, 시 창작 및 백일장 참여 및 골프체험 등의 문화수업을 진행하며, 인연의 고리를 더욱 단단히 하였다.

아내의 언어 교육도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수강생들 덕분에 잘되어 왔다. 아내는 수업 전 나를 학생으로 하여 모의수업을 매주 진행하고 서로 토론하며 수업을 준비했다. 이러한 과정의 2019년 제1기를 마치게 되었다.

결혼여성이민자들의 애환도 접할 수 있었다. 이들은 갖가지 사연으로 한국에 시집을 왔다. 시집살이의 애환, 자식 교육의 고충 그리고 부부간의 갈등도 간간히 들을 수 있었다.

아내는 이분들과 매우 친하다. 웃고 즐기면서 이방인이 아닌 우리나라의 국민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길을 인도하고자 애쓰고 있다.

앞으로 국제결혼 이민자들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다. 통영으로 시집온 결혼여성이민자들은 우리의 소중한 이웃이고, 장차 이분들의 자녀들은 우리의 미래세대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 원천이 될 수 있다.

이제 이민자로서가 아닌 당당한 대한민국의 일원으로 동행하고, 포용하며 행복하게 같이 살아가는 나의 소중한 인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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