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민자유치사업 피해는 시민 몫 '검증 필요'
기반시설 예산액 제시 등 자신감 없는 행정도 문제

 

남망산공원에 민자유치로 추진되고 있는 통영타워뷰 건설을 놓고 열린 시민공청회가 일방적 찬성 홍보로 진행돼 반대여론에 불을 지폈다.

통영시와 한산신문(부설 미래정책연구소)이 지난 26일 시청강당에서 주최한 통영타워뷰 조성사업에 대한 시민공청회에는 찬성 입장의 패널들만 섭외돼 시민여론을 왜곡했다는 지적이다.

통영타워뷰는 통영시가 민자유치 형식으로 남망산공원 내 열무정(활터) 일대 1만㎡(약 3천평) 부지에 110m 높이의 목조타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타워에는 레스토랑과 전망대가 들어선다. 타워 주변엔 짚라인, 슬라이드, 번지점프 등의 부대시설이 계획되고 있다.

통영시와 (주)통영타워뷰(대표 정원석)는 지난 10월 23일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전망타워를 세워 야간 테마관광을 통한 체류형 관광객 유치로 침체된 원도심 활성화와 지역경제 회복을 내세우고 있다.

앞서 통영시의회도 기본협약 체결을 승인했다.

민간사업자인 (주)통영타워뷰 정원석 대표는 약 150~200억 원의 펀드 투자금으로 110m 목조타워와 9개 이상의 수익성 부대시설을 조성해 연간 1400억 원의 경제활성화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밝혔다.

통영시는 30년 후 통영타워의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30년간 부지 무상임대와 열무정 이전, 진입로와 주차장 등의 기반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시는 민간투자자로부터 최초 사업을 제안 받아 추진해 오는 과정에서 입지의 적정성, 목구조의 안전성, 교통 혼잡과 주차장 부족 문제 등 여러 우려사항에 대하여 직접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자 이번 공청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공청회는 경상대 해양과학대학 정우건 교수가 좌장을 맡아 ㈜타워뷰 정원석 대표의 사업설명을 시작으로 진행되었다. 이어 경상대 건축학과 유방근 교수(건축·도시환경), 에이치아이건설㈜ 이유진 부사장(도시재생), 창원대 산업디자인학과 김경수 교수(문화예술·관광), 창원대 행정학과 김정기 교수(행정·시민협력) 등이 분야별 주제 발표를 했다.

분야별 전문가들의 주제 발표는 사업의 긍정적 효과만 부각되었고, 시의 기반시설 투자비용과 관광객 유치 효과 등에 대한 검증적 토론은 없었다.

찬성 입장의 지역민 대표로는 수림건축사사무소 김일호 대표가 맡았다. 유일하게 반대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었던 ㈜숙의민주주의환경연구소 장용창 소장은 개인적인 문제로 공청회 직전 불참을 통보했다.

좌장이 주요 의제로 설정한 통영타워의 ▲경제적 실효성 ▲통영의 정체성과 랜드마크 ▲입지의 적정성 ▲공간구조의 구성 ▲법인재정 및 자금 조달능력 등에 대한 참석 시민들의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어느 한 분야도 시민들에게 충분한 답변은 제공되지 못했다. 사업자 대표도 타워 디자인의 수정과 사업계획의 변동성을 전제로, 앞으로 조사하고 계획해서 구체화 할 것이라고만 답변했다.

부정적 입장의 시민들은 통영의 정체성과 공원의 사유화, 교통혼잡과 주차난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등을 심각히 우려했다.

부정 의견으로는 ▲민자유치사업은 매우 위험하다. 사업자는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그 비용은 시민들의 몫이 될 것이다. 절차 무시하고 효력 없는 오늘 공청회는 무효다. 반드시 많은 시민들의 참여로 토론회를 가져야 한다. ▲통영타워로 인해 관광객 증가와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효과를 부풀려 주장했지만, 믿을만한 어떤 검증된 통계도 없다. 동피랑과 서피랑에 오르면 통영항이 아름답게 보이고 통영의 삶과 흔적, 그런 정체성이 있어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통영시가 주차장 등 기반시설에 필요한 예산액과 관광객 유치 등 경제활성화 효과 등을 정확히 제시해야 ▲세계적으로 타워의 성공과 실패 기준은 높이와 규모다. 에펠탑 등 300~600m 높이는 성공했다. 반면 실패한 국내의 양산과 대구 등 100~150m로 낮은 타워는 모두 실패했다. 통영타워도 200억 규모로는 반드시 실패하기 때문에 700~1000억 규모로 키운다면 절대 성공한다.

긍정적 입장의 시민들은 침체된 지역경기 회복의 돌파구로 관광객 유치 등 도움이 된다면 추진해도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긍정 의견으로는 ▲통영케이블카가 사천 등 전국의 케이블카로 인해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다. 이제 새로운 랜드마크가 필요하다. ▲관광버스 기사로 전국을 다녀보면 케이블카와 출렁다리 등 관광시설은 우선 관광객을 모으지만 많아지면 침체한다. 그래도 부수적 효과를 기대하며 찬성한다.

좌장인 정우건 교수는 인천과 부산 등 전국에 건설 예정인 타워들이 수천억 원 규모인데 반해 200억 원 규모로 통영타워뷰가 독창성과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냐고 사업자에게 물었다. 또 짚라인 등 초라한 시설로 1400억 지역경제 유발효과와 채산성을 맞추겠냐고도 물었다.

이에 대해 민간사업자인 정원석 대표는 1400억 경제효과는 통영타워의 성공을 전제로 제2 제3의 사업자들이 들어오는 것을 전제로 계산했다. 현재 의뢰한 용역 결과가 나오면 구체적으로 밝히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공청회는 주최 측이 사업자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분위기 속에 진행됐지만, 그 결과는 통영타워뷰 반대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참석한 시민들은 주최 측이 통영타워뷰 조성사업에 대한 구체적 정보와 검증된 결과를 제공하지 않았지만, 질문을 통해 문제점을 발견하고 어떤 절차와 검증이 필요한지를 스스로 알게 되었다.

주최 측인 통영시가 통영타워뷰 사업에 관한 기본자료 제공과 추진 절차 등 시민 궁금증 해소에 나서지 않아 기본적 신뢰를 훼손한 것은 아쉬웠다. 또 교수 등 전문가 패널의 섭외도 찬성 입장만으로 구성돼 의혹만 불렀다.

강석주 시장 취임 후 시민행복을 최우선으로 소통에 노력해 온 통영시정의 모습과 이날 시민공청회는 너무 거리가 멀었다. 시민의식 수준을 무시하고 교수라는 전문가 집단을 통해 통영타워의 문제점은 덮고 사업의 당위성만 설득하려다 경고를 받은 셈이다.

강구안 친수사업 착공에 앞서 행정과 시민이 서로 힘든 과정을 겪으며 결국 합의에 이른 민관협치 성공사례는 좋은 교과서이다.

찬성 입장의 시민 김모씨(54.무전동)는 “타워뷰 관련 담당부서 과장급 등이 나와 설명하고, 질문에 답변했더라면 오히려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라며 “행정이 부실한 공청회로 타워뷰 사업에 무슨 문제가 있는 듯한 인상만 자초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통영시는 이날 창원대 김정기 교수가“민간투자사업의 성공관건은 지역민과의 갈등관리로 향후 지역민과의 상생방안을 만들고 시민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해야 된다”고 밝힌 말을 되새겨야 한다.

한편,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사업성과 함께 시가 부담하게 될 기반시설 예산액 등을 면밀히 따지는 공정한 시민토론회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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