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다서 장어 주낙어선 화재
수색에도 12명 중 11명 흔적 못 찾아

▲ 지난 19일 오전 7시 9분경 제주 차귀도 서방 73.8km 해상에서 대성호에 화재가 발생했다. / 사진제공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선원 12명을 태우고 제주 바다에서 조업하다 화재사고를 당한 통영선적 대성호(29t.근해연승)의 화재참사 소식에 시민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7시 9분경 제주 차귀도 서방 73.8km 해상에서 대성호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첫 신고가 있었다. 대성호 화재를 처음 신고한 창성호와 태근호 등 3척은 통영에서 함께 출항해 사고해역에서 선단조업을 하던 중이었다. 3척의 근해연승 어선은 긴 줄에 많은 낚시를 달아 장어를 낚는 주낙 어업선이다.

당일 사고해역에서 해경이 화재진압과 인명구조에 나섰지만 거센 불길은 순식간에 대성호를 집어삼켰다. 선체 상부가 완전히 불탄 후 두동강이 났고 선수는 침몰되고, 기관실과 선실 등이 있는 선체 뒷부분만 해경의 부력 작업으로 바다에 떠 있는 상태다.

해경은 인근에서 함께 조업하던 선단어선 창성호와 통화한 오전 3시 5분과 브이패스가 꺼진 4시 15분 사이에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추정시간에 통상적으로 선원들은 미끼가 달린 주낙을 바다에 던져놓고 아침까지 선실에서 잠을 자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하게 발견된 선원의 상체가 화상을 입은 것도 갑작스런 화재로 선원들이 긴박하게 배를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 해경구조대가 사고 직후 침수된 대성호 선실 등을 수색했지만 선원들을 발견하지 못했다.

한국인 선원 6명과 베트남 선원 6명이 함께 탄 대성호 선원들 중 사고 직후 발견된 선원 김 모씨(60.사천시) 외 나머지 11명의 선원들은 3일째 구조 소식이 없다.

해경과 해군은 헬기와 경비함정, 구조대 등 많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24시간 해상수색을 펴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없다. 21일 현재 대성호 관련 부유물이 발견되면서 수색을 강화하고 있다. 사고 3~4일 이후부터 선원 사체가 수면으로 떠오를 것에 대비하고 있다. 또 주변 제주해역에서 조업하는 국내 어선은 물론 중국 어선들에게도 대성호 관련 부유물이 발견되면 연락해달라고 조치했다.

재해대책본부도 통영시청 2청사에 마련됐다. 통영시는 통영해경과 통영수협 등 관련기관과의 협조 속에 상황실을 유지하고 있다. 각 과별로 선원 가족들에게 필요한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이 곳에 마련된 선원 가족 대기실에는 한국과 베트남 가족, 친지 40여명이 모여 구조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한국인들보다 베트남인들이 더 많게 모였을 정도다. 대성호 선원들과 친구, 형, 동생 관계인 이들은 한국처럼 정이 많아 국내 각지에서 생활하다 사고 소식에 달려와 슬픔을 함께 하고 있다.

베트남 선원들은 대부분 20~30대로 힘든 뱃일을 통해 많은 돈을 벌겠다는 꿈을 안고 있었다. 베트남 가족 중엔 결혼 2달째인 부인도 있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대성호와 선단을 이뤄 조업했던 창성호와 태근호는 21일까지 사고해역에서 수색작업을 펴고 있다. 통영수협은 조합에 소속된 대성호의 사고 수습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선박과 선원들에 대한 보험은 가입된 상태라고 확인했다.

선원들 중 유일하게 발견된 김모씨가 21일 고향 사천으로 옮겨 장례절차에 들어갔다. 통영의 선원 가족들은 하루빨리 바다에서 육지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통영시민들도 대성호 선원들의 가족과 같은 심정으로 선원들의 귀향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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