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5일, ‘통영예술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통영가요제’가 끝이 났다.

축제는 끝이 났지만, 앞으로 더 나은 통영가요제가 되는 준비를 위해서 올해의 행사를 진단해 본다.

먼저, 행사준비에 있어서 해병전우회와 자율방범대의 교통정리 협조는 금메달감이다.

많은 자원봉사자가 대로변과 행사장 주변에서 안내를 맡아 수고하셨다. 통영 전지역에서 같은 시간대에 많은 행사들이 있다 보니 공무원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있었는데 이를 잘 보완하고, 좋은 축제가 되기 위해서 수고해 주셨다. 다만, 자제력을 잃은 일부 관람객들이 있었는데 이를 통제하는 전문화된 진행요원이 부족했다.

다음으로, 주차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한산대첩광장을 처음 찾는 관람객들은 지하주차장의 입구를 찾기가 어려웠다. 어렵사리 차를 가지고 왔으나, 지하주차장으로 안내하는 표지판도 없었고 오로지 봉사자의 교통 수신호만 의지하여 입구까지 갔으나 이미 한 시간 전부터 시작된 ‘국악한마당’ 행사로 인해 만차 상태였다. 오히려 행사 중간에 온 손님들만 일부 주차가 가능했다.

행사장 바로 옆에는 해운항만청의 주차장이 있었으나 국가시설이라서 그런지, 관용차량만 입장할 수 있어서 일반 시민들은 주변도로에 불법주차할 수밖에 없었는데, 앞으로는 도로 한쪽 편으로 주차가 가능하도록 공식적으로 안내를 하고 대체주차장확보가 필요하다.

세 번째로,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준비를 살펴보자!

행사를 시작한 지 한 시간 후에 내린 비로 인해서 관객의 약 3분의 1이 자리를 떠났다.

만약, 일기예보를 점검하고 미리 1회용 우의를 준비하든지, 아니면 이를 판매하는 상인이라도 있었으면 아마도 끝까지 행사를 관람하는 것이 가능해 보인다. 그나마 많은 비가 내리지 않아서 다행이었는데, 만약 폭우라도 내렸으면 행사후반부는 진행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네 번째로, 제일 중요한 통영가요제의 성격과 수상에 관한 부분을 다루지 않을 수 없다.

제1회 통영가요제는 그야말로 통영시민들의 잔치였고 동네별 가수왕이 나오는 흥겨운 잔치였다. 어느 동네에서 누가 나온다는 이야기로 인해서 많은 통영시민들이 마을별로 참가했었고 열띤 응원을 했었다. 그러다가, 어느덧 18회째에 접어드는 통영가요제는 전국 규모의 행사가 되었고 1위 수상자는 가수로 인정받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그러다 보니 전국의 많은 가수지망생들이 소문을 듣고서 참여하고 있다.

물론, 대회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대 환영이다.

그리고 이 행사의 이름이 ‘통영가요제’ 인만큼 통영시민에 대한 배려도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 본선진출자 15명 중 8명이 통영시민인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시상식에서 심사기준에 대한 설명이 없는 것이 아쉬웠다.

이번 수상의 결과를 분석해 보면, 특별상, 인기상은 나이 많은 사람 기준이었다고 여겨진다.

대상, 금상, 은상은 모두 20대와 10대이다.

그러나 아무리 전문가적 판단이라고 하더라도 7명의 시상인원 중에서 은상1명, 인기상 1명만 통영사람이었기에 통영시민에 대한 배려는 부족했다는 느낌이다. 이번에 수상하지 못했지만 실력을 갖춘 통영시민도 많았다. 정말로 실력 있는 통영시민 가수들이 있었다고 여겨지기에 시상시간에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관객들의 아쉬운 반응은 다음 기획팀에서 반드시 고려해야만 할 것이다.

수상의 경우에 타 시도의 행사를 보면, 대상은 1명이지만, 금상, 은상, 동상, 인기상 등을 복수로 하여 본선참가자에 대한 배려심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인기상이나 특별상의 경우에는 시장상, 시의회 의장상, 주민자치위원장 상 등으로 배정한다면 어려운 예선을 뚫고 올라온 통영시민에 대한 예의는 어느 정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이 그 동네 출신에게 시상을 한다면, 관객도 동네별로 여럿이 늘어나게 되고, 참가자도 그 동네에서 소문이 나서 서로 흥겨운 동네잔치가 될 것이다.

또한, 많은 관객의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본선진출자의 출신지를 ‘통영’이라고만 명시할 것이 아니라 예를 들어 ‘통영 죽림’ 등으로 표시한다면 각 마을마다 ‘동네가수왕’을 찾아서 관람하는 흥행몰이가 될 것이다.

다섯 번째로, 제일 문제가 되었던 초청가수에 대한 부분을 진단해 본다.

본선참가자가 15명이며 15곡을 불렀는데, 초청가수는 5팀으로 약 15곡을 불렀다. 이 가수들을 초청하는 예산만 해도 엄청났을 것이다. 아무리 이름 없는 가수라고 하더라도 1인당 200~300만원은 초청비용이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시상금은 총 250만원(대상 100만원, 금상 50만원, 은상 30만원, 동상 20원, 인기상 20만원, 특별상 10만원)밖에 배정되지 않았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들에게 배정된 시간이 참가자 전체가 부른 노래 시간보다 적지 않았다. 배보다 배꼽이 큰 행사가 된 것이다. 그리하여 7시에 시작한 가요제가 2시간 30분이나 걸려서 마치게 되고 지루함에 지친 관객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관객들의 반응도 없는 일부 가수들은 과연 누구를 위해서 무대에 올랐을까? 그나마 제일 마지막에 무대에 올랐던 가수는 통영시민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고 한 마음으로 모이게 한 공이 인정된다.

여섯 번째로 사회자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자.

나름대로 통영에 대해서 공부를 착실히 하고 준비한 느낌이 들었다. 관객과의 어울림도 좋았다. 그러나 인터뷰에 대한 부분은 다루지 않을 수 없다.

참가자에 대해서 노래를 부르기 전후에 기본적으로 소개하는 인터뷰시간이 배정되는 것이 가요제의 기본이다. 그런데, 초대가수 스스로의 반 강제적인 요청에 의한 앵콜곡은 몇 곡씩 시간이 배정되었지만, 정작 출연자에 대한 인터뷰가 생략된 경우가 여럿 있었다. 진행기관의 요청에 의해서 사회자가 움직이기는 하지만, ‘통영가요제’인 만큼 본선에 진출한 통영시민에 대한 인터뷰는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시간 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회자가 하는 질문도 애향심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으로서, 최소한 어느 동네에서 왔는지는 물어보고 출전동기도 곁들여서 물어보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전체 진행의 흐름에 관한 부분이다.

해마다 기획팀이 달라지기에 주최측의 기획의도가 다르기는 하지만, 가요제의 경우에 잔잔한 음악으로 시작해서 관객이 지루해질 즈음에 신나는 음악으로 배치하고, 인터미션, 즉, 휴식 차원에서 초청가수를 배정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너무 많은 가수를 초대했다. 출전자가 채 몇 곡도 부르기 전에 초청가수를 중간중간 배치하다 보니, 아마추어 가수인 시민들은 프로가수의 노래 실력에 파묻히는 수모(?)를 당해야만 했다. 초청가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그 시간에 본선 진출자를 늘리는 게 이치에 맞지 않을까.

 

<이 기고는 통영가요제를 관람한 무명의 독자가 보내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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