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 입문 10년의 결실

2019개천미술제 수상자들. 아래줄 왼쪽 윤인자, 문경순.
문경순 작가.

통영화우회와 통영먹멋회 회원인 문경순 작가(59)가 개천예술제 한국화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대상작은 산사의 문을 배경으로 함박 피워낸 목련이 청초한 ‘산사의 봄’.

“긴긴 겨울을 이겨낸 봄의 전령이지 않습니까? 저는 목련이 참 좋습니다.”

문경순 작가는 한국화에 입문한 초기부터 꾸준히 목련을 그려오고 있다. 자연 속에 그대로 있는 목련도 있지만, 고즈넉한 격자문이나 단청 색 고운 산사의 문을 배경으로 피워올린 목련이 많다. 사람이 만든 움직임 없는 조형물과 생동하는 봄의 따뜻한 어울림이 그림마다 가득하다.

대상작품인 문경순 작가의 '산사의 봄'.

지난 4월에는 주변의 응원을 받아 ‘갤러리 통영’에서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개인전을 통해 받은 긍정적인 피드백이 그림을 그리는 데 힘이 됐다고.

문경순 작가가 한국화를 그리기 시작한 건 10년 전이다.

“멋지게 늙어 가고 싶어서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이마트 문화센터에서 윤인자 선생님을 처음 만났지요.”

전공을 한 것도, 미술 관련한 일을 한 것도 아닌 그는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문화센터를 찾았고, 통영의 대표 한국화가 중 한 사람인 윤인자 선생을 만났다.

“선 긋기부터 시작하시는데, 바로 이거구나 싶더라고요.”

윤인자 선생은 나중에 그림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막막함을 안다. 그 역시 성인이 된 다음인 25세에 서예를 시작했고, 30대 초반에 김안영 선생을 만나 한국화를 그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윤인자 화실에서는 주부들이 뒤늦게 배운 그림의 세계에 푹 빠져 산다.

“마음을 아니까 쉽게 가르쳐 줄 수 있지요. 이번에 대상을 받은 문경순 작가는 아주 열심히 하는 학생이에요.”

‘윤인자 화실’에서 10년 동안 문경순 작가는 한국화의 세계에 매료됐다.

제자들의 그림을 봐주고 있는 윤인자 선생.

“눈을 감아도 낮에 그리다 만 그림이 왔다갔다하는 거예요. 빨리 붓을 잡고 싶어서 일찍 일어나는가 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그림을 그리기도 했지요.”

문경순 작가는 그림 없이 살아온 지난날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그림에 빠져 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어엿한 ‘화가’의 대열에 섰다.

2019개천미술대상전에는 1418개 작품이 출품된 가운데 한국화, 서양화, 서예, 문인화 부문에서 각 1명의 대상 수상자가 나왔다.

윤인자 화실에서는 문경순 작가 외에도 특선 1명(정지은), 입선 5명(임미경, 최승휘, 조경섭, 강미애, 최유지)이 나와, 통영 예술인의 저력을 보여 주었다.

문경순 작가는 한국화에 입문한 다음부터 계속 목련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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