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영 삼지구정 중 중심에 있던 동락로변정으로 추정

삼도수군통제영의 정문인 남문에서 세병관으로 향하는 남북대로 옆에서 조선시대 우물이 발견됐다. 통영고지도에도 뚜렷이 나와 있는 이 우물은 통제영 삼지구정(統制營 三池九井) 가운데 하나인 ‘동락로변정(동락동새미)’으로 추정된다.

문화동 96-1(세병로 19), 옛 은성상회(옛 ‘해뜨는집’ 옆)에서 발견된 이 우물은 통제영거리 조성과정을 위한 철거 중에 드러났다. 지난 7월 통영시는 경남문화재연구원에 의뢰해 발굴작업을 벌여, 조선시대로 추정되는 우물터와 집터, 그리고 상평통보를 발굴했다.

우물은 근대 시멘트 토관 아래, 크고 작은 돌을 쌓은 전형적인 조선시대의 원통형 우물이다. 지름 약 1m, 깊이 약 6m30cm 규모다.

집터는 가로 7m, 세로 5m 크기로, 크기가 다른 직사각형 건물 2개에 담을 두른 흔적이 선명했다. 이곳에서는 조선시대 화폐인 상평통보 2점도 나왔다.

“은성상회 내에 우물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해 왔던 통영향토사학계에서는 건물 철거작업을 주목해 왔는데, “역시 우물이 있었다.”며 기뻐했다.

고지도에 근거해 보면 이 우물은 통제영 한가운데 있던 동락로변정으로 추정된다. 문헌상 존재하는 삼지구정 중에 가장 통제영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우물이다.

김용재 통영길문화연대 대표는 “통제영과 가장 가까이 있는 우물이어서 아주 중요한 사료가 될 것”이라며, “통영성 안에 아직도 남아있는 북문내로변정(북문 안새미), 서구상로변정(간창골새미), 하동문로변정(동문 아래새미), 주전동정(주전골새미)과 연계한 통제영 삼지구정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해 통제영의 역사와 문화, 당대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현재 통영시는 통제영에서 거북선이 정박해 있는 병선마당(강구안 문화마당)을 연결하는 250m 구간을 통제영 거리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총예산 179억 원을 들여 조선 시대 통영성의 정문 역할을 담당한 청남루를 복원하고 벅수(통영 장승) 광장을 조성해 옛 거리로 만들 계획이다.

그런데 이번에 우물이 발견되면서 지하 주차장 설계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통영시 관계자는 “조선시대의 우물이 분명한 만큼, 현재 주차장 설계를 변경하는 용역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삼지구정(三池九井)

삼지(三池)는 통영성 축성 때 조성됐다고 전해지는 세 개의 연못이다. 남문 안쪽에 있었던 남문지(南門池)와 북문 안쪽에 있었던 북문지(北門池), 통제사 집무실인 운주당에 있던 운주당지가 있었다고 하지만 일제 강점 초기에 매축돼 전하지 않는다.

구정(九井)은 통영성에 있었던 9개의 공동우물이다. 남문내정(남문안새미), 동락로변정(동락동새미), 서구상로변정(간창골새미), 하동문로변정(동문 아래새미), 주전동정(주전골새미), 신상지변정(못새미), 북문내로변정 2개(북문안새미의 웃샘과 아랫샘. 혹은 안새미와 바깥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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