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축제 각인시키며 도남동축제장 안착
국제음악당과 유휴지 등 공간 활용 아쉬워
통영한산대첩축제가 물의 도시 통영을 각인시키며 5일간의 뜨거웠던 축제의 막을 내렸다.
올해 강구안 공사로 인해 축제장을 옮겨간 도남관광지의 특성을 살린 주제 ‘이순의 물의 나라’에 걸맞는 프로그램 구성이 성공 요인으로 꼽혔다.
축제장의 성격을 한 눈에 보여준 것은 통영해양소년단이 운영한 국내 최대 규모의 육.해상 워터파크였다. 개막일 오전 읍면동 및 기관단체 대항전으로 열린 거북선 노젓기 대회는 시원한 물의 축제를 열어젖혔다.
첫날 오후엔 통제영 세병관에서 군점 재현에 이어 열린 통제사 행렬과 버블코스프레가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전통 복장을 갖춘 통제사 행렬과 깔끔한 해군복장의 해군 의장대와 군악대가 선두에서 시민들을 시내 간선도로변으로 불러 모았다.
버블코스프레는 올해 두 번째로 기획된 행사지만 어린이부터 어른들까지 자발적 참여와 다양한 퍼포먼스로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거리에 몰려든 시민들은 연신 휴대폰 카메라를 눌러댔고, 행렬 속으로 들어와 함께 춤추고 즐기며 모두가 하나로 뒤엉켰다.
통영 사람들의 성격상 쉽지 않은 모습이었다. 코스프레 행렬에는 장애인들도 참여했다. 누리사랑교육원과 자생원 소속으로 나온 장애인들은 자신들에 환호하는 시민들을 보며 마치 연예인이라도 된 듯이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버블코스프레는 주제를 정하거나 사전에 참여자를 전국적으로 공모하는 등 잘 다듬으면 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으로도 손색없을 정도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인기 프로그램으로 이틀간 공연된 공중 한산해전은 여전한 환호를 받았지만, 한산대첩축제의 얼굴이 되기 위해선 풍부한 내용과 오페라적 요소를 가미해 한 편의 작품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만큼 무한한 가능성을 지녔다는 반증이다. 설익은 개막공연의 아쉬움을 잊게 한 것도 공중 한산해전이었다.
한산해전 재현은 올해 극적 분위기가 떨어져 보였다. 관람객이 가장 많았던 일요일 저녁 한산해전이 재현된 한산도 앞바다를 마주보는 관람장인 금호마리나~통영국제음악당~스탠포드호텔~수륙터 등으로 이러진 해안변과 도남관광지가 분리되고 관람객도 분산된 것이 이유다. 해전 관람에 대한 축제장 안내가 없었고, 메인 무대는 같은 시간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해전 전.후로 진행된 공연도 스탠포드호텔 앞에서 진행돼 통영국제음악당과 금호마리나로 나온 관람객들은 공연 관람이 불가능했다. 강석주 시장이 음악당을 두고 스탠포드호텔 2층에서 관람한 것도 바람직하지 못했다는 시민들의 지적이다.
축제장의 공간 활용도 충분한 준비가 없었다. 축제를 앞두고 관광단지 내 CJ 소유 부지에 야시장 설치 문제로 공무원과 경찰병력이 2박3일간 밤을 샌 끝에 제지했다. 통영국제음악당을 축제 기간 내 공연과 전시 공간으로 충분히 활용하지 못해 무형문화재의 공연과 전시가 사라져 보인 것은 매우 아쉬웠다.
올해 58회 통영한산대첩축제는 갑작스레 장소를 도남관광지로 옮겼지만 몇 가지 아쉬움에도 전체적으로는 더 젊고 역동적이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축제장소를 도남관광지로 옮기면서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